분홍
분홍은 단물이 가득 고이는 색
분홍을 만질 때는 추억을 만지듯 조심할 것
별빛에 닿아도 쉬이 짓무르고
눈길만 스쳐도 주르르 흘러내리는 즙
달콤하고 무절제한 유혹의 늪이다
- 허영둘, 시 '桃園에서' 중에서 -
지금은 한겨울. 색으로 표현한다면 아마도 무채색일겁니다. 그래서 가끔은 화사한 분홍이 그리워지기도 하는 계절입니다. 단물이 고이는 색, 무절제한 유혹의 늪 같은 색, 분홍. 누군가에게 그리움이듯, 추억이듯 분홍의 색깔로 기억되어도 괜찮겠다, 라는 생각을 잠깐 해보는 추운 날입니다.
From 사색의향기님(culppy@culppy.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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