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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에게 위안

요즘 다들 힘들다 보니 안부인사에 답을 할 때 “그럭저럭 지내”라고 하면 상대편이 “그 정도면 잘 지내는 거야”라고 대답하고는 합니다. 길을 걷다가 마주치는 사람들의 지친 얼굴을 볼 때, 저편에서 사람이 오고 있는대도 엘리베이터 안에서 닫힘 버튼을 쉴 새 없이 눌러대는 사람을 볼 때, 예쁜 봄 꽃이 지천인데 핸드폰만 바라보는 사람들을 볼 때 약간 서글픕니다. 서로에게 위안이 필요하고, 또 어깨를 다독여줘야 할 시기인 것 같습니다.

저는 생텍쥐베리를 참 좋아했습니다. 어른을 위한 동화인 “어린왕자”에 담긴 수많은 은유와 인생의 지혜에 감탄했고, 비행기를 타고 어디론가 사라져버린 소설가 자체의 사연에도 빠져들었습니다.

생텍쥐베리가 쓴 또 다른 소설 “인간의 대지”를 보면 그의 자전적인 내용이 담겨있습니다. 그가 비행기 조종을 하면서 겪은 다양한 사건들을 그리고 있는데, 어느 날 동료 프레모와 함께 비행을 하다가 이집트 사막에 불시착을 한 내용이 나옵니다. 그와 동료는 낮에는 발을 끌며 최대한 멀리 걸어갔다가, 밤바람이 모래 위의 발자국을 지워 버리기 전에 비행기로 돌아오는 일을 반복합니다.

“삶을 향해 걸어가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는데 발길을 돌이키기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라고 탄식도 합니다.

그리하여 마실 것이 모두 떨어졌을 때, 동료 프레모는 울기 시작합니다. 셍텍쥐베리는 울고 있는 프레모를 위로합니다.

“울지 마. 다 틀려먹었으면, 다 틀려먹은 거지 뭐…..”

어깨를 두드리는 생텍쥐베리를 향해 프레모는 이렇게 대꾸합니다.

“내가 나 때문에 우는 줄 압니까? 난 이곳에서 죽을지도 모르는 당신 때문에 우는 거예요.”

생명이 위협받는 극한 상황에서 스스로도 생의 의지를 놓아 버리고 싶을 때, 다른 사람을 생각하며 눈물 흘리는 마음은 얼마나 아름답고 고귀한지요… 결국 그들은 불시착한지 닷새 만에 구조됩니다.


받은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