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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쓴풀 - 어담초라 불리우는

자주쓴풀 - 어담초라 불리우는


자주쓴풀 꽃 : 자주쓴풀은 자주색의 아주 쓴맛이 나는 풀이란 뜻으로 붙여진 이름이다. 우리나라 산과 들에서 자라는 두해살이풀로 양지 혹은 반그늘의 풀숲에서 자란다. 키는 15~30cm까지 자라고, 꽃은 9~10월 경에 자주색으로 피고 꽃잎은 길이가 1~1.5cm로 짙은 색의 잎맥이 있고 밑부분에는 가는 털들이 많이 나 있다. 열매는 11월경에 맺고 종자는 둥글다.

자주쓴풀 꽃

처서 지나
더 이상 물을 긷지 않는
한해살이 풀들
시나브로 야위어 가는
소슬바람 부는 산기슭에 나앉아
가을볕 쬐는
자주색 꽃별무리

깊은 밤의
어둠을 견딘 자가
더 눈부신 아침을 맞는 것처럼
풀들도
뿌리의 쓴맛이 짙을수록
더 어여쁜 꽃을 피우는 것인가

고통은
남 몰래 홀로 간직하는 것이라는 듯
생선 쓸개처럼 쓰디쓴 맛
뿌리 속 깊이 감추고
반짝이는 별처럼 고운 꽃 피운
'어담초'라 불리우는
자주쓴풀 꽃

글.사진 - 백승훈


사색의향기님(culppy@culppy.org)께서 보내주신 글입니다.

숨어 피는 꽃이 더 아름답다 - 물매화

숨어 피는 꽃이 더 아름답다 - 물매화


물매화 : 범의귀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로 산지의 볕 잘 드는 습지에서 잘 자란다. 키는 10cm~40cm까지 자라면 7월~ 9월까지 흰색 꽃이 줄기 끝에 하나씩 하늘을 향해 핀다.


물매화

헛 것에 홀려
밖으로만 떠돌던 지난 세월
낙엽처럼 내려 놓고
찾아든 가을산에서
은자의 꽃을 만났다

아무도 찾지 않는
깊은 산 속에서
홀로 꽃대를 밀어올리고
고요히 하늘을 연
물매화꽃

세상 끝으로
내닫던 바람 되돌아와
단풍숲을 흔드는 날이면
나도
산골짜기 숨어 피는
한 송이 물매화가 되고 싶다

글.사진 - 백승훈


사색의향기님(culppy@culppy.org)께서

사광이아재비풀 꽃을 아시나요?

사광이아재비풀 꽃을 아시나요?


사광이아재비: 흔히 며느리밑씻개라 불리는 마디풀과의 한해살이 덩굴식물로 네모진 줄기에 갈고리 같은 가시가 있어 잘 달라붙는다. 꽃은 7~8월에 가지 끝에 연한 분홍색 꽃이 피는데 끝은 적색이다. 10월 쯤에 익은 열매는 흑색이다.

학명: Persicaria senticosa

사광이아재비풀이라 불러주세요.

한가위 보름달 아래 온 가족이 모여 송편 빚는 모습은 생각만으로도 가슴 따뜻해지는 정겹고 흐뭇한 고향의 풍경이지요.

누구나 친딸 같은 며느리, 친정 엄마 같은 시어머니를 꿈꾸지만 오랜 세월을 두고 갈등을 빚고 있는 관계가 고부 사이인 것도 사실입니다.

이런 고부 갈등의 흔적은 꽃이름에도 남아 있습니다. 사광이아재비풀은 흔히 며느리밑씻개로 불리며 며느리밥풀꽃과 더불어 핍박받던 며느리의 설움이 담긴 대표적인 풀꽃 중의 하나입니다.

'며느리 밑씻개'란 이름은 일제 강점기 시절, 일본 이름인 '의붓자식 밑씻개'에서 '의붓자식'이 '며느리'로 바뀌어 기록되면서 그리 불리게 되었답니다. 고부 갈등을 해결해야 원만한 가족관계를 이룰 수 있듯 작은 풀꽃들도 제 이름을 불러줄 때 더욱 곱게 피어날 것입니다.

이제부턴 '며느리밑씻개'란 험한 이름 대신 '사광이아재비풀꽃'이라 불러주세요!

글.사진 - 백승훈


사색의향기님(culppy@culppy.org)께서 보내주신 글입니다.

해국 편지

해국 편지


해국(海菊): 학명 Aster spathulifolius. 중부이남의 바닷가에서 자라는 국화과의 여러해살이풀이다. 가지가 많이 갈라지며 키는 30~60cm로 자라고 9~11월에 가지 끝에 연보라색의 꽃이 핀다. 해변국이라고도 하며 꽃말은'기다림'이다.

해국 편지

울릉도 바닷가에
연보랏빛 해국이 피었습니다.

스스로 세상을 등진 사람처럼
맵짠 해풍이 몰아치는
외딴 섬 바닷가 절벽 위에서
바다를 향해 피었습니다.

하늘과 바다 사이
그리움의 경계인 양
수평선 하나 그어 놓고
바람의 전언을 기다리는 꽃

오늘은 나도
한송이 해국으로 피어
당신을 기다리고 싶습니다.

글.사진 - 백승훈


사색의향기님(culppy@culppy.org)께서

냄새를 풍긴다는 것은 - 계요등

냄새를 풍긴다는 것은 - 계요등


계요등(鷄尿藤) : 꼭두서니과의 여러해살이 덩굴성 식물로 구렁내덩굴·계각등이라고도 한다. 산기슭 양지바른 곳이나 바닷가 풀밭에서 자란다. 줄기가 울타리나 다른 나무를 타고 올라가며 어린 가지에 잔털이 나고 독특한 냄새가 난다. 7~9월에 흰색 바탕에 자줏빛의 꽃이 피는데 예쁜 꽃 모양과는 달리 닭오줌 냄새가 난다하여 계요등(鷄尿藤)이란 이름이 붙었다.

계요등은
제 꽃 속의 꿀을 지키기 위해
어여쁜 꽃과는 어울리지 않게
고약한 닭오줌 냄새를 풍깁니다.

꿀을 탐하는 벌레들이
잎이나 줄기에 상처를 내면
고약한 냄새를 풍겨
벌레들을 쫓아버리는 게지요.

행여
어여쁜 계요등 꽃이
구린내 풍긴다고 흉을 보진 마세요.
산다는 것은 결국
냄새를 피우는 일이니까요.

악취든 향기든
냄새를 피울 수 있다는 것은
살아 있는 존재에 대한 축복입니다.

당신에게선
어떤 냄새가 나시나요?

글.사진 - 백승훈


사색의향기님(culppy@culppy.org)께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숲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숲


벌개미취 : 국화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로 볕이 잘 들고 습기가 많은 곳에서 잘 자란다. 키는 50~60cm 까지 자라고 초가을에 지름이 4~5cm 의 연보라색 꽃을 피운다. '벌'은 벌판을 뜻하고 '개미'는 꽃이 개미떼처럼 모여 핀다고 해서 붙여졌다고 한다.

벌개미취 들판을 지나며

우물 안만큼이나 멀어진
쪽빛 하늘에 눈이 시려오고
까닭도 없이 누군가가 그리워지는 가을 들머리
들판 가득 벌개미취 곱게 피었습니다.

너른 벌판에
개미떼처럼 모여 피어난다 해서
벌개미취라지요.

들꽃은 무리 지어 필 때 더 아름답고
사람은 서로 어울릴 때 더욱 향기롭습니다.
연보랏빛 그리움의 향기 피워올리는
벌개미취 가득 피어난 들길을 가며
생각합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숲,
어울림(林)에 대하여...

글.사진 - 백승훈


사색의향기님(culppy@culppy.org)께서

그리움이 꽃을 피운다 - 갯메꽃

그리움이 꽃을 피운다 - 갯메꽃


갯메꽃: 우리나라 바닷가에 자라는 덩굴성 여러해살이풀로 볕이 잘 들고 물 빠짐이 좋은 모래땅에서 잘 자란다.잎은 어긋나며 5~6월에 나팔 모양의 분홍색 꽃이 핀다. 꽃말은 '수줍음'이다.

갯메꽃

울릉도 바닷가에
연분홍 갯메꽃이 피었습니다.

바다를 향해
그리움의 나팔을 부는 갯메꽃

산다는 것은
누군가를 그리워 하는 일

내 가슴에도 지지 않는
수줍은 갯메꽃 한송이 피었습니다.

글.사진 - 백승훈


사색의향기님(culppy@culppy.org)께서

잠 자는 꽃 - 수련

잠 자는 꽃 - 수련


누구에게나
꽃시절은 있게 마련이지만
꽃시절은잠시도 눈 감을 수 없는 찰라적이라서
대개는 들떠서 허둥대다가 놓치기 십상이다.

물 위에 너른 잎 가즈런히 펼쳐놓고
가만히 꽃대를 밀어올려
눈부신 꽃을 피우는 수련만은
꽃의 시간에도 꼬박꼬박 잠을 잔다.

잠꾸러기 미녀처럼
한낮에 부시시 깨어났다가
어둠이 내리기 전 꽃잎을 닫는 수련은
질 때도 꽃잎 한 장 함부로 흩어놓는 법 없이
고요히 물 속으로 자취를 감춘다.

결코 서두르는 법 없이
자신의 리듬을 잃어버리는 일도 없이
고요히 피었다 물속으로 자취없이 사라지는
수련처럼 누군가를 사랑할 수는 없는 것인가

소금쟁이 한 마리
고요를 딛고 서 있는
수련 꽃 진 자리처럼 사랑의 끝이
매끈할 수는 없는 것인가

글.사진 - 백승훈


사색의향기님(culppy@culppy.org)께서 보내주신 향기메일입니다

달개비 꽃 사랑 - 닭의장풀

달개비 꽃 사랑 - 닭의장풀


궂은 장맛비에 약속도 미루고
툇마루에 걸터앉아 하릴없이 빗줄기를 세다가
문득 건너다 본 닭장 모퉁이에
파란 달개비 꽃이 피었습니다.

'꽃 피는 대나무'라 하여
중국의 시성 두보가 곁에 두고 아끼던 꽃
꽃 피는 시간이 하도 짧아서
'꽃 중의 하루살이'로 불리는
눈여겨 보지 않으면 볼 수 없는
닭의 장풀 꽃!

너무 흔해서 쉽게 지나쳐버린
눈여겨 보지 않으면 피고 지는 줄도 모르는
달개비 꽃 앞에 앉아 생각합니다.

언제나
넘치고 흘러서 귀한 줄도 모르는
당신의 사랑에 대하여.
끊임없이 지고 피며 환하게 나를 밝히는
당신의 어여쁨에 대하여.

글.사진 - 백승훈


사색의향기님(culppy@culppy.org)께서 보내주신 향기메일입니다.

달개비꽃은 하룻만에 진다고 합니다. 그래서 꽃말도 '순간의 즐거움'이라고 합니다. 그렇지만 '즐거움' 보다는 '그리움'이라는 이미지를 먼저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아 보입니다.

서로를 꽃 피우는 일 - 능소화

서로를 꽃 피우는 일 - 능소화


초록 그늘마저 시들해지는
염천의 하늘 아래
강대나무 타고 올라 주황색 꽃등 켠
능소화 홀로 눈부십니다.

산다는 것은
서로에게 기대어 인연을 맺고
누군가를 꽃 피우는 일

죽은 나무가 선선히 몸을 내주어
저리 눈부시게 능소화 꽃 피운 것을 보며
당신을 꽃 피게 할 수만 있다면
기꺼이 나를 내어주고 싶어졌습니다.
당신이 꽃으로 피면
나는 더 향기로울 수 있으니까요.

글.사진 - 백승훈


사색의향기님(culppy@culppy.org)께서 보내주신 글입니다.

능소화의 꽃말은 기다림이라고 합니다. 소화라는 궁녀가 임금이 처소에 찾아오기를 애타게 기다리다가 상사병에 걸려 쓸쓸히 죽어가며, 담가에 묻혀 임금님을 기다리겠다라는 유언을 남겼다고 합니다. 그리고 어느 무더운 여름날 피어난 꽃이 능소화라고 합니다.




개망초 (daisy fleabane)

개망초(daisy fleabane)


개망초

그대

떠나고 난 뒤
나는 굴뚝처럼 외로워져서
묵정밭 하나
가슴에 품고 산다

다시는 오지 않을 사람인 줄 알면서도
잠시
눈길 주는 사이
시간은 계절의 발목을 돌아
산밭머리 개망초 하얗게 꽃을 피우고

주홍부전나비 한 마리
개망초 꽃 위에 앉아
그리움의 빨대를 꽃 속으로 밀어 넣는다

글.사진 - 백승훈


사색의향기님(culppy@culppy.org)께서 보내주신 글입니다.

변하기 쉬운 마음 - 산수국


변하기 쉬운 마음 - 산수국

산수국이 소담스레 피었습니다.
사람들은 다양한 산수국의 꽃빛을 두고
'변하기 쉬운 마음'이라 탓하지만
그것은 산수국의 잘못이 아닙니다.

산수국은 다만
자신이 뿌리 내린 흙의 산도에 따라
파란 색, 하얀 색, 붉은 색으로 변하는 것 뿐이지요.
강남의 귤나무를 강북에 옮겨 심으면
탱자로 변하는 것처럼요.

사람살이도 그와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만약 누군가 나에게서 등을 돌린다면
그 사람의 변심을 탓하기 전에
내가 그를 변하게 만든 것은 아닌지
스스로를 먼저 돌아보아야 한다는 것을
산수국의 꽃빛을 보며 깨닫는 아침입니다.

글.사진 - 백승훈


사색의향기님(culppy@culppy.org)께서 보내주신 향기메일입니다



섬백리향 (Thymus quinquecostatus var. japonica)

섬백리향 (Thymus quinquecostatus var. japonica)


내가 죽어 무엇이 될 수 있다면
작은 들꽃이 되고 싶다
들꽃도 그 향기가 백 리까지 번진다는
백리향이 되고 싶다
백리향도 아름다운 섬 울릉도 바닷가의
섬백리향이고 싶다

- '들꽃편지'에서 발췌 -

울릉도 여행길에서 섬백리향을 만났습니다. 화향십리(花香十里)란 말이 무색하게 백리까지 향기가 번진다는 섬백리향! 우리도 섬백리향처럼 누군가에게 맑은 향기를 전하는 꽃 같은 사람이었으면 좋겠습니다.

글.사진 - 백승훈


사색의향기님(culppy@culppy.org)께서

석류꽃

석류꽃


초록 그늘을 환하게 밝히며
빨간 석류꽃이 피었습니다.
꽃 한송이에서도 봄을 느끼고
낙엽 한 잎에서도 가을을 봅니다.
초록 위에
'홍일점'을 찍는 석류꽃처럼
당신도 누군가의 가슴에
지워지지 않는 빛나는
꽃으로 기억되는
그런 사람이었으면 합니다.

글.사진 - 백승훈


사색의향기님(culppy@culppy.org)께서

꿀풀 - 달콤한 추억의 꽃

꿀풀 - 달콤한 추억의 꽃


초록 들판에
보랏빛 꿀풀 꽃이 피었습니다
꽃 하나 따서 입에 넣고 빨면
달콤한 꿀이 군침을 돌게 하던 꿀풀

누구에게나 추억이 있습니다.
슬픈 기억은 눈물이 나게 하지만
달콤한 추억은 절로 미소 짓게 합니다.

어린 시절 하굣길에
꿀풀 가득한 풀밭에 앉아
동무들과 꽃을 따서 꿀을 빨던 기억

'추억'이란 꽃말을 지닌 꿀풀
꽃 앞에 앉아 생각합니다.
추억은 지나간 시간 속에 들어 있지만
그 달콤한 추억들이 나를 살게 한다는 것을
환한 꽃밭으로 나를 인도한다는 것을.

오늘 하루
꿀풀처럼 달콤한 추억 만드시는
그대이길 빕니다.

글.사진 - 백승훈


사색의향기님(culppy@culppy.org)께서 보내주신 향기메일입니다.

분홍 팝콘 같은 - 박태기나무 꽃

분홍 팝콘 같은 - 박태기나무 꽃



춘천 여행길에 강원도립수목원에서
초록 위에 수를 놓듯 눈부시게 피어난
접시 모양의 백당나무 흰 꽃을 만났습니다.
가장자리엔 화려한 장식꽃으로 내어달고
안쪽으로 자잘한 진짜 꽃을 피우는 백당나무 꽃을 볼 때면
나는 습관처럼 '사랑의 열매'를 떠올리곤 합니다.

세 개의 빨간 열매는
'나. 가족. 이웃'의 따뜻한 사랑을 상징하고
초록색은 더불어 사는 사회를 의미한다는
'사랑의 열매'.
백당나무 꽃을 보고 그 열매를 떠올리는 것은
백당나무 열매가 사랑의 열매를 똑 닮았기 때문입니다.

꽃으로 피어서는 곤충들에게 꿀을 나눠주고
열매가 되어서는 새들에게 먹이가 되어주는 백당나무처럼
어려운 이웃과 사랑을 나누는 사람이 많은 세상,
그런 세상이 정녕 좋은 세상이겠지요.

글.사진 - 백승훈


사색의향기님(culppy@culppy.org)께서


http://en.wikipedia.org/wiki/Chinese_Redbud


오월의 숲에서 들려오는 은방울소리

오월의 숲에서 들려오는 은방울소리


은방울꽃 당신

내 안에 바람
가눌 수 없어 찾아든
오월의 숲에서 그댈 처음 만났지요.

어느 솜씨 좋은 조선의 도공이
햇살과 바람으로 빚은 백자인 양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냥 황홀했지요.

내 안의 바람
한 줌씩 내려놀을 때마다
은은한 종소리로 번져나던 그대 향기
그 향기가 너무 좋아
나 오래도록 그 숲에 머물렀지요.

그날 이후로 어디를 가도
은빛 종소리 나를 따르고
생각하면 언제라도 그대 향기
내 안에 종소리처럼 둥글게 번져났지요.

글.사진 - 백승훈


받은 글입니다.

꽃의 자비 - 자운영(紫雲英)

꽃의 자비 - 자운영(紫雲英)


마음의 허기 메우려 화순 쌍봉사
철감선사 부도전 오르는 길가에
자운영 꽃이 피었습니다.

남도에 봄이 찾아오면
보랏빛 구름이 내려앉은 듯
온 들판을 자욱이 수놓으며 피어나는
자운영 꽃

꽃이 가장 아름다울 때
농부의 쟁기질에 땅속에 묻혀
기꺼이 거름이 되는 녹비(祿肥)의 꽃.
어느 시인은 이를 일러
'꽃의 자비(慈悲)'라 했지요.

꽃앞에 무릎 꿇으며 다짐합니다.
자신의 아름다움을 허물어
초록목숨을 키우는 자운영 꽃처럼
나도 누군가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되는 삶을 살아야겠다고.

꼭 그런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글.사진 - 백승훈


From 사색의향기님(culppy@culppy.org)


자운영(紫雲英) a Chinese milk vetch.

쌍떡잎식물 장미목 콩과의 두해살이풀. 연화초(蓮花草)·홍화채(紅花菜)·쇄미제(碎米濟)·야화생이라고도 함. 중국(中國)이 원산(原産)이며 잎은 기수 우상(羽狀) 복엽(複葉)임.



광대나물

광대나물


꽃들이 내지르는
소리 없는 함성으로
천지간이 꽃빛으로 가득 찼습니다.
바람이 불때마다 벚꽃은 꽃비를 뿌려대고
바람 없이도 백목련은 지상으로 꽃잎을 내려놓습니다.

우리가 화려한 꽃나무에 눈길 주는 사이
우리의 발밑에서 몰래 피어나는
코딱지 같은 작은 꽃들이 있습니다.
'코딱지나물'이라고도 불리는 광대나물도
그런 꽃 중의 하나입니다.

이름에 나물이 들어 있는 풀들이 그렇듯이
광대나물도 어린 잎을 따서
나물이나 국을 끓여 먹을 수 있는 풀이지만
보랏빛 꽃을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즐거워지는 작지만 어여쁜 꽃입니다.

크고 화려한 꽃을 보는 일도 즐겁지만
광대나물처럼 작고 귀여운 녀석들에게도
눈길을 주며 인사하는 당신이었으면 좋겠습니다.

글.사진 - 백승훈


사색의향기님(culppy@culppy.org)께서 보내주신 글입니다.

민들레와 나비처럼

민들레와 나비처럼


민들레 피어나니
세상이 환해졌습니다.
나비 한 마리
민들레 꽃에 앉아 꿀을 빨고
이내 어디론가 날아갑니다.
나비는 꽃 속에 꿀을 빨아도
민들레 꽃은 조금도 상하지 않았습니다.

갈라진 시멘트의 틈이나 보도블록 사이에서도
억척스레 피어나는 민들레는
문 둘레에까지 마구 피어서 문둘레로 불리다가
이름마저 민들레가 되었답니다.

나비에게 아낌없이 꿀을 나눠주는 민들레와
꽃 속의 꿀을 빨되 민들레를 상하게 하지 않는 나비처럼
우리도 이웃들과 사랑은 나누고 상처는 주지 않는
그런 사이였으면 좋겠습니다.

글.사진 - 백승훈


사색의향기님(culppy@culppy.org)께서 보내주신 향기메일입니다


민들레 [Dandelion]

쌍떡잎식물 초롱꽃목 국화과의 여러해살이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