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리와 호리
우리의 정서상, 농경문화의 특성상 가장 친근한 가축 중 하나는 바로 소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소는 우직하면서도 근면함과 순박함의 대명사로 일컬어지지만 때로 고집도 세기에 유달리 고집이 센 사람을 황소고집에 비유하기도 합니다.
소와 관련된 순 우리말 중에 '겨리'가 있습니다. 겨리란 소 두 마리가 이끄는 쟁기를 일컫는 말입니다. 이와 반대로 한 마리의 소가 이끄는 쟁기는 '호리'라고 합니다. 겨리에 동원되는 소는 겨릿소라 불립니다. 소 한 마리가 끄는 쟁기보다는 둘이 함께 하는 겨리는 농부의 입장에서나 소의 입장에서나 서로 도움을 주고받기에 수월하게 일을 해낼 수 있습니다. 반면 마음을 한 곳으로 모아야만 가능한 일이기도 합니다.
사람도 이 이치와 같아서 서로 힘을 합치면 혼자 끙끙대며 하는 것보다 훨씬 수월하게 일을 치러 낼 수 있습니다. 겨리에 담긴 의미처럼 우리도 마음을 합쳐야겠습니다.
- 최선옥 시인
사색의향기님(culppy@culppy.org)께서 보내주신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