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점의 겨울 마음 - 수선화
찬바람 매운 겨울이 깊어갈수록 방안에 갇혀 지내는 시간이 점점 늘어갑니다. 꽃빛이 간절해지는 세한의 중심을 지날 무렵이면 습관처럼 나는 제주 대정들녘의 야생수선화와 추사 김정희를 떠올리곤 합니다.
한 점 겨울 마음 송이송이 둥글어라
그윽하고 맑은 품세 차갑도록 빼어나라
고상한 매화도 뜰을 벗어나지 못하였는데
맑은 물가에 참으로 해탈한 신선(수선화)일세
위의 시는 유배 간 제주 대정들녘에서 수선화에 흠뻑 빠져서 그 감동을 시로 읊은 추사의 '수선화' 인데 정말 절창입니다.
옥살이 오래 하면 바보 아니면 달인이 된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만큼 고독과 싸우며 자신을 견디는 일이 힘들다는 얘기이겠지요. 몸은 괴롭고 마음은 외로운 유배지에서 만난 수선화는 추사에게 분명 다정한 연인이자 따뜻한 위로였을 것입니다.
나도 수선화처럼 누군가에게 따뜻한 위로이고 싶습니다.
글.사진 - 백승훈
From 사색의향기님(culppy@culppy.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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