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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ries: 사람도 바람입니다.

Sundries: 사람도 바람입니다

언젠가 산길을 걷다가 바람을 본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바람, 그 자체로서 그를 본 것은 아니었습니다. 길섶에 우뚝 선 나뭇잎이 살랑대거나 목이 긴 원추리가 흔들거리는 것을 통해 비로소 바람을 보았던 것이지요. 땀으로 젖은 내 살갗에 바람이 닿았을 때 이윽고 그가 바람이 되었듯이 사람 또한 다르지 않습니다. 나 이외의 또 다른 사람이 있어야만 그제야 나의 모습이 보이는 것이겠지요.

- 이지누의《우연히 만나 새로 사귄 풍경》중에서-

때론 솜털처럼, 때론 태풍처럼 불어와 살갗을 건들고 마음을 흔드는 당신이 나의 바람입니다. 당신을 통해 사랑을 배웠고 아픔과 그리움을 알았습니다. 당신이 내게 불어와 비로소 내가 나를 알게 되었습니다. 당신은 바람입니다. 무시로 나를 흔들어 떨게 하는 모진 마력의 바람입니다.


'Sundries: 사람도 바람입니다'에서 옮긴 글입니다.

Sundries: 불쑥 만난 사람

Sundries: 불쑥 만난 사람

길을 걷다가 만나는 자연의 모든 것 또한 반가운 것이지만 불쑥 만나는 사람도 그에 못지않은 기쁨이지요. 그렇게 불쑥 만나는 사람을 통해 또 다른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까닭이지요. 그 '또 다른 사람'은 물론 스스로의 모습일테고 말입니다. 흔들리는 나뭇잎을 통해 바람을 보듯이 길에서 불현듯 만난 사람은 나를 되비쳐주는 거울과 다르지 않습니다.

- 이지누의《우연히 만나 새로 사귄 풍경》중에서-


어쩌다 불쑥 만난 사람인데 특별한 인연으로 이어지는 사람이 있습니다. 마치 어제까지 꿈에 그리던 사람을 만난 것처럼 마음이 요동치고, 엔돌핀이 솟고, 두고두고 행복감에 젖어드는 그런 사람 말입니다. 아, 어쩌다 이제 만났을까 싶습니다


'Sundries: 불쑥 만난 사람'에서 옮겨온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