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우리를 찾아가는 숲

우리가 우리를 찾아가는 숲

고라니 한 마리가 사람을 피해 달아나는 숲이 있었고, 사람이 사람을 피해 숨어 사는 숲도 있었다. 우리는 그를 은자(隱者)라고 불렀으나 그는 언제나 더 깊은 숲으로 들어가야만 했었다. 그러나 아무리 깊이 들어가도 스스로에게 자신을 숨길 수는 없었다. 우리가 우리를 숨기는 숲이 있었고, 우리가 우리를 찾아가는 숲이 있었다.

- 정승윤, 수필 '숲' 중에서 -

홀로 있거나 고요히 지내고 싶어 하지만 얼마나 지속이 될까요. 주변이 적막해도 내안에 몰려온 갈망들로 시끄러워지는 시간입니다.

산다는 것은 결국 서로를 찾아가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세상이라는 거대한 숲에서 우리는 서로 비슷한 듯 다른 나무들, 그 숲이 푸르러지고 살만한 곳이 되려면 서로 어우러져야만 하는 것, 우리가 우리를 찾아가야만 하는 것일 테지요.


사색의향기님(culppy@culppy.org)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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