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미의 계절
매미는 우표였다
번지 없는 굴참나무나 은사시나무의 귀퉁이에
붙어살던 한 장 한 장의 우표였다 그가
여름 내내 보내던 울음의 소인을
저 나무들은 다 받아 보았을까
네가 그늘로 한 시절을 섬기는 동안
여름은 가고 뚝뚝 떨어져 나갔을 때에야
매미는 곁에 잠시 살다간 더운
바람쯤으로 기억될 것이지만
그가 울고 간 세월이 알알이
숲 속에 적혀 있는 한 우리는 또
무엇을 견디며 살아야 하는 것이냐
- 김경주, 시 '나무에게' 중에서 -
매미소리 더해져 더욱 여름의 기분을 느끼게 해주는 여름방학과 휴가의 시간입니다. 제 생을 뜨겁게 살다가는 매미의 한철, 우리도 그렇게 뜨겁게 살고 있습니다만 때로 재충전이 필요하지요. 여건이야 서로 다르겠지만 그래도 잠깐 갖는 휴식의 시간, 마음껏 누리고 더욱 많은 힘을 보충해야겠습니다.
사색의향기님(culppy@culppy.org)께서 보내주신 향기메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