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도 묻지 않는 품이 그립다
아이의 낮잠 자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흐느끼는 소리를 내더니 눈을 뜬다. 그리고 울기 시작했다. 왜 우는지 알 수가 없다.
"지원아, 엄마 여기 있어. 왜 그래 우리 아기." 대답이 없다. 계속 울 뿐이다.
진정이 되는 것 같아 배 위에 올려놓았다. 아이는 내 가슴에 얼굴을 파묻고 있다.
“지원아, 왜 울어?" 다시 울음을 터트렸다.
아이를 가슴에 안고 토닥이며 몸도 마음도 녹녹해질 때 나는 생각한다.
‘나도 엄마가 있으면 좋겠다.’
나는 엄마가 있다. 편찮으신 아빠의 수발을 드시느라 여념 없으신 누구보다 씩씩한 엄마. 그런데 무슨 일인지 이유 없이 울적한 날 나는 아무런 설명도 없이 울음을 마음껏 터트리지 못한다. 내가 어른이 되었기 때문일까? 이따금 말없이 나를 안고 이유도 묻지 않는 품이 그립다.
- 박성실 님, '잠투정' 중에서 -
사색의향기님(culppy@culppy.org)에게서 받은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