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 살과 쉰 살

스무 살과 쉰 살

나는 스무 살 학생들과 살아갑니다. 아, 말만 들어도 슬며시 입가에 미소를 짓게 하는 스무 살. 손가락 관절 하나하나까지 나긋나긋하고 발에는 스프링을 매단 듯 통통 가볍게 걷고, 어떻게 저 비좁은 공간에 인간의 내장이 다 들어갔을까 의심될 정도로 가느다란 허리, 맑고 총기 있는 눈빛,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머리카락, 온몸으로 젊음을 발산하는 스무 살 학생들 사이에 쉰 살 내가 있습니다.

돌이켜보면 내가 스무 살 때는 쉰 살 난 사람들을 보며 한 살 한 살 나이 먹어 쉰이 되는 것이 아니라 애당초 쉰 살로 태어나는 별종인간들처럼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어느 날 음식점에 갔다가 50대로 보이는 아주머니 여남은 명이 “애, 숙자야” “영미야” 하며 서로의 이름을 부르는 것을 보고 아, 저들도 이름이 있구나. 저들도 우리처럼 아무개야 하고 서로 아름을 부르는구나, 알게 되었습니다.

- 장영희, '어떻게 사랑할 것인가' -

저도 그랬습니다, 스무 살 때에는. 그 나이가 되어봐야 아는 게 인생인 듯합니다. 청춘은 젊어서 아름답고, 나이를 먹을수록 원숙해져서 또한 아름답습니다. 인생은 살아볼수록 깊은 맛이 납니다.


사색의향기님(culppy@culppy.org)께서 보내주신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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