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먼저 받아들이는 소리
느닷없는 앰뷸런스 소리가 한낮을 질주하고 있다. 평온하던 물살에 불안한 파문이 일고 벌에 쏘인 듯 길은 벌겋게 달아오른다. 몸은 즉시 촌각을 다투는 위급함을 읽는다. 응급차 속에 누워있을 고통스런 얼굴이 그려지고 가쁜 호흡이 전해와 나도 모르게 가슴에 손을 얹어본다.
소리가 점차 희미해지고, 길은 다시 아무 일 없다는 듯 흘러간다. 문득 세상은 소리로 가득 차 있으며 그 소리로 우리는 소통하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 특정한 소리는, 소리를 경험한 특별한 느낌과 연결되어있고 몸은 그 소리에 반응하는 것이다. 굳이 언어로 표현하지 않아도 몸이 먼저 받아들이는 것이다.
- 최장순, 수필 '하늘에서 소리가 쏟아지고' 중에서 -
앰뷸런스나 불자동차 소리만 들어도 불안해집니다. 소리가 긴박함을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소리를 듣는 동시에 위험한 상황을 연상하기 때문입니다. 몸이 먼저 느끼는 소리입니다. 어디선가 들었던 어렴풋한 소리. 내내 기억나는 아름다운 소리를 연상해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사색의향기님(culppy@culppy.org)께서 보내주신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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