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K: 믿을 만한 사람

[Y^^]K: 믿을 만한 사람

疑人莫用 用人勿疑(의인막용 용인물의)

중학교 한자시간에 처음 접하면서 부터 좋아하게 된 구절. 그 때는 '사람을 썼으면 믿어야 한다[用人勿疑]'는 말이 더 와닿았지만, 요즘은 그 앞의 '의심할 사람은 쓰지 말라[疑人莫用]'는 부분이 더 와닿습니다.

논어(論語)에 보면 '무위이치(無爲而治)'라는 말이 나옵니다. 아무 일도 안 해도 잘 다스릴 수 있다. 이는 정말 아무것도 안한다기 보다는 그 자리에 맞는 사람을 찾아서 권한을 위임하여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위임하는 사람은 위임받는 사람을 믿어야 하고, 위임받은 사람이 잘 해야 한다는 점에서 상관없어 보이면서도 통하는 말입니다. 그냥 쓰는 사람을 믿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믿을 만한 사람을 자신에게 불러들여야 하고, 그 사람에게 맞는 일을 부여할 수 있는 능력. 의심하지 않는 것은 그 후의 일입니다.

무위이치(無爲而治)는 그냥 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덕을 쌓고, 성인(聖人)이 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그 주위에 유능한 인재가 많이 모이기 때문입니다.

사람 머릿수만을 따진다면 사람을 모으는 것은 꼭 성인이 아니어도 됩니다. '바보 주위에는 그 사람이 뛰어나다고 생각하는 더 큰 바보들이 있다'는 프랑스 속담처럼. 어리석은 사람 주위에도 사람들은 모입니다. 다만 그보다 더 어리석은 사람들이 모이는게 문제일 뿐. 유유상종(類類相從), 초록동색(草綠同色), 물이유취(物以類聚), …. 일일이 열거하기도 어려운 많은 말들이 비슷한 사람들끼리 모이게 됨을 이야기합니다. 많은 경우 믿을 수 있는 사람을 쓰는게 아니라, 가까이 있는 사람을 쓰게 됩니다.

또한, 원래 자신은 옳고 바르다 하더라도 주위에 믿을 수 없는 사람들을 두게 되면 리더가 그 사람들에게 물들게 됩니다. 근주자적(近朱者赤), 근묵자흑(近墨者黑), 귤화위지(橘化爲枳), 남귤북지(南橘北枳), …. 정확한 뜻은 다르더라도 이렇게 되는 것을 경계하는 말들도 많습니다.

한 나라를 다스리는 사람이든, 한 기업을 이끄는 사람이든 리더에게 가장 큰 위험은 인의장벽[人之障壁]이라는 말도 있듯이 용인무의(用人無疑)만 강조하게 되면, 주위 사람에 의해 모든 정보가 차단되고 본인과 주위사람들끼리만 자화자찬(自畵自讚)하고 자신들끼리 동화되며 조직을 점차 무너뜨리게 됩니다.

말은 이렇게 하지만, 내 주위에는 어떤 사람이 있고, 나와 함께 일하는 사람들을 나는 얼마나 믿을 수 있고, 그들은 또 나를 얼마나 믿을 수 있을까? 여러가지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마음에 남는 건... 주위 사람들이 지금 나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냐를 떠나서, '나는 과연 그들이 믿을 만한 사람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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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K: 믿을 만한 사람'에서 옮겨 온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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