캥거루 부모
그 아이가 부엌에서 라면을 끓이는데 낮잠 속에서 나는 그 아이를 재우고 있는 거야. 잠투정은 왜 그리 심하던지 온갖 자장가들을 다 끌어 모아 그 아이의 귀에 떠먹이고 있는 거야. 그 아이가 큰 가방을 들고 비행기를 타던 날도 나는 그 아이의 숙제 검사를 하고 있었지. 유난히 뺄셈에 약했던 아이. 나는 회초리를 들고 뺄셈을 주입시켰어. 콸콸콸콸 뺄셈을 만땅으로 쏟아 부었어.
- 이화은, 시 '캥거루의 육아일기' 부분 -
아이는 계속 자라는데 유독 어른은 한곳에 생각이 머물러 있지요. 아직도 자녀가 어리다고 관심을 넘어선 참견을 계속해댑니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창의성은 물론 독립성마저 빼앗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봅니다.
받은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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