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탈(蟬脫)
뜨겁게 한철을 울던 매미소리도 잦아들었다.
여름이 서서히 가고 있음이다.
도시의 매미소리에 대한 낭만은 이미 소음으로 바뀐 지 오래.
마치 톱질하듯 사뭇 시끄럽다.
그러나 약 칠년을 땅속에서 유충으로 있다가
땅위에서 허물을 벗고 열흘간(길게는 한 달로 보기도 함)
뜨겁게 살고 가는 매미의 일생이다.
매미의 유충이 허물을 벗는 것을 선탈이라고 하는데
이때부터 성충으로서의 매미의 삶이라 할 수 있다.
사람은 수명이 길어져서 이제 백수를 논하는 시대다.
단 열흘간이라는 매미의 삶.
그들의 하루는 인간 삶의 십년이라 할 수 있다.
그만큼 처절하게 살고 가는 셈이다.
선탈은 낡은 양식을 벗어버린다는 뜻도 포함하고 있다고 하니
여태 우리가 벗어나지 못하는 낡은 사고, 낡은 생활태도도
매미가 허물을 벗듯 과감히 벗어날 필요가 있음을 배운다.
- 최선옥 시인
사색의향기님(culppy@culppy.org)께서 보내주신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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