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거울
우리는 타인의 시선에서 무엇보다 먼저 우리자신의 모습을 찾는다. 처음에는 부모의 시선에서, 그다음 친구의 시선에서, 그리고 자신의 참모습을 비춰줄 하나뿐인 거울, 즉 사랑을 찾기 시작한다.
- 베르나르 베르베르, '상상력 사전'에서 -
첫눈에 반했다고들 합니다. 얼마나 사랑이 강렬했으면, 얼마나 '좋은 거울'이었으면 단 한 번의 눈길에 사랑이 찾아오는 걸까요. 이처럼 좋은 거울은 영원히 서로를 비춰줄 것도 같습니다. 그러나 그렇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비춰주는 속도며 방향도 달라지고 어느 순간, 이별이 찾아오기도 합니다. 좋은 거울이라고 믿었던 것은 아마도 착각이었을까요. 상대와 내가 비슷하다고 해서 꼭 닮은 것은 아니었을 겁니다. 때로 마음이 맞고 통하는 데가 있어서 서로를 되비추고 있었던 것이라고 믿은 때문입니다. 어쩌면 좋은 거울이란, 진정한 사랑이란, 내 거울을 맑게 닦아 상대가 잘 보이도록 하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사랑은 늘, 내가 먼저 다가가고 배려하고 품어야 하는 것이니까요.
- 최선옥 시인
사색의향기님(culppy@culppy.org)께서 보내주신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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