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렁 위의 곶감은 얼마나 남았을까. 사춘기를 거치면서 여러 나라 시인들이 쓴 시를 읽고 그들의 생애를 알게 됐다. 수많은 시인들이 후대가 없이 죽었다는 것을 알고 놀랐다. 언제부턴가, 명절날 차례를 지낼때면 그들이 문득 생각난다. 죽은 시인들이 한없이 가엾게 느껴졌다. 그 중에서도 아르튀르 랭보가 제일 불쌍했다. 그러던 어느해, 아버지 몰래 불어와 한자가 섞인 지방을 썼다. 그렇게 몇번 차례를 지내고 나서는 붓으로 정성드려 써보기도 했다. 그 랭보의 지방을 식구들 몰래 차례상 뒷다리 안 보이는 곳에 붙였다.
'랭보씨 음식 먹는 시간입니다. 어서 드십시오.'
- 김점선, '점선뎐' 중에서 -
누군가를 기억하는 일, 사랑의 제일 마지막 단계입니다. 오래 기억하고 싶은 사람이 있습니까.
사색의향기님(culppy@culppy.org)께서 보내주신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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