덜어냄
아버지가 달을 가리키며 물었다
저 달을 들어내면 하늘에 뭐가 남겠느냐?
모든 사람의 생에는 구멍으로 남아있는 부분이 있느니
그 구멍을 오래 들여다 보거라
개울물소리 소슬바람 소리 들릴 것이니
어찌 구멍만이 구멍이겠느냐
- 천양희, '저 달을 들어내면' 중에서 -
우리는 늘 완벽해지려고 합니다. 완벽한 사람을 동경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완벽해 보이는 사람도 알지 못했던 인간적인 면모와 나름대로의 헐거운 부분들이 있습니다.
때로는 덜어내고 비워내서 허전해지기 보다는 그동안 잊고 살았던 소중한 것들이 보이기도 합니다. 개울물 소리 소슬바람 소리 깃드는 여유와 여백. 빡빡한 채움보다는 조금 덜어냄이 여유롭습니다.
사색의향기님(culppy@culppy.org)께서 보내주신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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