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빛깔이 달라도
붉고 탐스런 넝쿨장미가 만발한 오월,
그 틈에 수줍게 내민 작고 흰 입술을 보고서야
그 중 한 포기가 찔레인 줄을 알았습니다.
그토록 오랜 세월, 얼크러설크러졌으면
슬쩍 붉은 듯 흰 듯 잡종 장미를 내밀 법도 하건만
제가 피워야 할 빛깔을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꽃잎은 진지 오래되었지만,
찔레넝쿨 가시가 아프게 살을 파고듭니다.
여럿 중에 너 홀로 빛깔이 달라도
너는 네 말을 할 수 있겠느냐고.
- 반칠환 시 '장미와 찔레' 부분 -
여럿 중에 홀로 빛깔이 다르면 손해를 보거나 따돌림을 받는다고, 그들과 같은 색인 듯 행동했습니다. 뿐만이 아닙니다. 다른 빛깔을 가진 이들을 흉보거나 멀리 했습니다. 홀로 빛깔이 다르다는 것, 할 말을 한다는 것이 진정 용기가 필요한 행동임을 알면서도. 그들의 용기를 흉내조차 내지 못하면서도.
사색의향기님(culppy@culppy.org)께서 보내주신 글입니다.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