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무하고 싶은 회사
직장인들이 싫어하고 두려워하는 것은 무엇일까?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정리해고 당하는 것, 끝없는 야근, 직장을 영원히 떠나야 하는 정년, 불안정한 비정규직이 아닐까. 이 네 가지가 없는 직장이 있다. 게다가 100만 평방미터가 넘는 잘 꾸며진 숲 속에 쾌적하게 조성된 사옥과 주당 근무시간이 35시간이다. 모든 직원은 신입사원도 1인 1사무실을 쓴다. 이 뿐 아니라, 회사에는 50명이 넘는 전문 의료진이 상주하여 간단한 수술치료도 가능하고 직원 자녀를 위한 무료 유치원을 운영한다. 여성들을 위한 미용실도 운영한다. 사옥 안에는 스포츠 콤플렉스가 있어서 헬스는 물론 축구, 농구, 배구, 탁구, 골프까지 즐길 수 있는 회사다. 이뿐 아니다. 특급호텔 주방장과 요리사들이 세계 각국 요리를 준비하고 식당에서는 항상 피아노 선율을 들으며 식사를 할 수 있고 가족들을 데려와서 식사를 해도 된다. 퇴근할 때, 식당에 들러 푸짐하게 쌓인 음식을 챙겨서 집으로 가져갈 수 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 기업 CEO의 말이다.
“나의 고민은 어떻게 하면 직원들이 퇴근 후에 다음 날 회사에 출근하게 할 것인지다”
이 회사는 미국에서 가장 일하기 좋은 직장으로 꼽히는 구글도 따라 배우고 싶다는 통계프로그램 개발 IT기업인 ‘쌔스인스티튜트’(SAS)다. 이 회사의 창업주이자 CEO 짐 굿나잇 회장은 “행복한 젖소가 건강한 우유를 만든다”라며 “직원을 왕처럼 대접하면 성과는 따라온다”라는 확고한 경영철학을 갖고 있다.
탁월한 복지정책은 이 회사의 평균 퇴사율이 미국 IT기업 평균인 17~20%보다 현저히 낮은 5%에 머물게 했다. 기업성과도 37년 연속 성장하여 매출 3조원, 직원수 1만4천명에 달하는 세계에서 가장 큰 비상장 IT기업이라는 닉네임도 갖고 있다.
이런 기업이 미국에만 있다고 너무 부러워하지 마시라. 한국에도 있다. 파주 헤이리예술인마을에 위치한 스마트폰 기능향상앱 개발기업 제니퍼소프트도 TV에 소개된 일하기 좋은 기업이다.
이 회사는 창립 때부터 앞에 소개한 SAS를 롤모델로 했다. 그래서 공기 좋고 평화로운 파주에 사옥을 만들었다. 주당 근무시간은 SAS와 마찬가지로 35시간, 일일 7시간이다. 이제부터 소개하는 복지는 직원들에게 모두 무료로 제공된다. 근무시간 중에 1.5시간은 사내 수영장에서 수영을 할 수 있고 전문 수영강사가 레슨을 해준다. 직원 자녀를 위해 외국인 강사를 두고 외국어를 배울 수 있게 해준다. 특급호텔 주방장을 직원으로 채용하여 맛있는 식사를 제공한다. 아침, 점심, 저녁 세끼를 회사에서 먹을 수 있다. 직원이 자녀를 출산하면 1천만원 현금을 출산 축하금으로 지급한다. 근무기간이 5년 넘으면 가족해외여행을 보내준다. 이와 같은 파격적인 복지제도가 22개가 있다. 이 기업 CEO(이원영)의 경영철학도 놀랍다. “가족이 일보다 우선이다” “삶과 일의 균형을 넘어 삶과 일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삶의 공동체가 회사”라고 말한다.
이 회사는 월급도 IT업계 최고 수준이고 사업 실적도 대단하다. 관련 분야에서 시장 점유율이 70%에 달한다. 직원수 26명에 매출액이 140억이다. 영업이익률은 무려 40% 수준이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직원 1명을 채용하는데 2400명이 지원을 했다. 회사는 탈락자에게 일일이 위로의 편지를 보낸 것으로도 유명하다. 집으로 출근하고 회사로 퇴근한다고 표현한다. 아마 이 글을 읽는 직장인이라면 우리 회사의 현실에 욕이 나올지도 모른다.
이런 회사는 또 있다. 스마트TV용 앱 개발회사인 핸드스튜디오다. 지난 연말 회사 송년회 때 직원부모님을 초대했다. 해외에 있는 부모에게 항공권도 제공했다. 서울 시내의 특급 호텔을 빌려 맛있는 음식과 멋진 행사를 진행하고 가족이 1박2일 호텔 서비스를 이용하여 효도할 수 있도록 했다. 이 회사는 직원 생일 때 부모님께 케잌과 선물을 보낸다. 좋은 직원을 낳아주어 감사한다는 표시다. 이 뿐 아니다. 직원 결혼이나 출산 때에는 1천만원을 축하금으로 현금지급한다. 그리고 여름, 겨울에는 무조건 5일씩 휴가를 주고 분기별 3일씩 휴가를 제공한다. 가족과 즐기라는 취지다. 이런 복지제도가 16가지가 있다. 2010년 창업 때 2개였던 복지제도를 지금은 16개로 늘렸다. 복지제도를 계속 늘려가겠다고 한다. 매출 20억에 영업이익이 12억이다. 이익의 20%는 사내 유보하고 80%는 직원들에게 나눠준다. CEO 안준희 사장의 경영철학은 “회사가 성취하고 싶다면 직원을 성장시켜야 한다” “사람의 개성이 조직에 묻히기 시작하면 불행해지기 시작한다”이다.
SAS, 제니퍼소프트, 핸드스튜디오는 경영자의 경영철학으로부터 탁월한 복지제도가 나왔다. 직원이 행복해야 회사도 발전한다는 철학을 넘어 직원행복을 경영목적 수준까지 끌어 올리고 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직원 가족에 대한 관심과 배려를 넘어 제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는 점이다.
요즘 직원들 관계가 예전과 많이 바뀌었다고 한다. 미리 약속하지 않고 퇴근길에 술 한잔 하는 문화가 사라지는 것은 차지하고라도 정해진 회식도 가정을 이유로 빠지는 것이 이해되고 회식을 하더라도 1차로 끝난다. 이런 현상을 개인주의, 이기주의라고 말하는 사람도 거의 없다. 가정을 중시하는 사회분위기 때문이다. 정부나 기업도 일과 삶의 균형을 강조하고 있다. 그런데 직장인들이 가정을 중시하는 한편으로 가정 환경도 바뀌고 있다. 과거 3대, 4대가 함께 사는 가정은 천연기념물 수준이고 대부분 부모와 자식이 사는 2대 가정 형태인데 자녀와 부모 관계도 많이 바뀌고 있다. 많은 가정에서 사춘기 자녀와의 갈등이 많고, 치열한 입시로 자녀들 얼굴보기도 힘들다는 것이다.
특히 직장인 부모와 자녀관계는 그 정도가 더 심하다. 그리고 대학에 들어가면 가족 구성원에서 벗어나고 부부만 남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미국사회에서 일반화된 이런 현상이 우리나라도 비슷해 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실재 부모와 자녀가 함께 삶을 공유하는 시기는 자녀가 대학에 들어가기 이전까지다. 그리고 그 시기는 사람들이 직장생활을 하는 시기이다.
사람에게 가정이라는 공동체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에 직장인들은 회사에서 대부분 시간을 보내는 구조다. 몸은 직장에서 일을 하지만 자녀를 중심으로 한 가정문제에 고민이 많다. 사람이 걱정과 잡념이 많으면 일에 열정을 다하고 몰입하기가 어렵다.
여기에 기업의 숙제가 있다. 가정을 중시하는 직원들이 업무에 열정을 다하고 몰입하기 위해 직원들을 도와줄 방법이 필요하다. 부부관계, 자녀의 학업, 자녀관계 등 가정문제도 경영상의 관리 범위에 들어가야 한다. 직원들의 성과향상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고, 한 단계 더 나아가 회사와 직원을 일과 삶을 나누는 공동운명체로 본다면 가정은 명확히 경영의 관리대상이 된다.
지인께서 2~3년 전에 보내주신 글입니다.
지금도 위 회사들은 그런 복지를 제공하고 있을까요? 그런 회사들이 더 늘었을까요? 위와 같은 기업들이 승승장구하고, 그를 벤치마크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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