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고양이처럼 온다

봄은 고양이처럼 온다

살금살금 다가오는 봄. 다가와 약간의 경계이듯, 호기심이듯 눈망울을 굴리다가 언제 가는지 모르게 계절의 모퉁이를 돌아가는 봄. 봄은 그래서 고양이 같다.

봄은 변화무쌍하다. 시시때때로 달라지는 사람의 감정과도 같아서 속을 알 수 없어 불안하기도 하지만, 가닥이 잡힐 듯 말 듯한 감정의 숨결은 미묘해서 신비롭기도 하다. 봄은 팝콘 같은 꽃망울을 탁탁 터뜨려놓다가도, 무슨 심술인지 저만치 멀어진 동장군을 불러 세워 때 아닌 눈을 선보이기도 한다. 겨울 같은 봄과 여름 같은 봄의 사이에서 나는 생각한다. 이 팜므파탈의 봄, 치명적인 봄은 어린 고양이 눈빛으로, 갸르릉 거리는 소리로 나를 유혹한다고.

- 최장순, 수필 '봄은 고양이처럼 온다' 부분 -

묵은 입맛이 봄앓이를 하고 두툼한 옷을 벗고 서둘러 외출하고 싶은 봄입니다. 그러나 아직은 겨울 같은 봄이 시샘을 합니다. 고양이처럼, 호기심으로 예민함으로 다가오는 봄입니다. 곧 꽃망울 툭툭 벌어지면 설렘도 그만큼 커지겠지요.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일어서는 아름다운 봄입니다.


From 사색의향기님(culppy@culppy.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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