벗은 맑은 산소 같은 존재다

벗은 맑은 산소 같은 존재다

자네는 강 동쪽에서, 나는 강 서쪽에서
꽃 붉고 버들잎 나고 풀잎 파릇파릇할 때
석잔 술로 마음의 먼지 씻어버리고
음풍농월로 시 한 수 지어두고
목마르면 먼 주막에서 맑은 술 받아오고
안주감으론 앞 내에서 물고기 잡으세.
비 개어 우리 놀 수 있는 날
강 건너 진흙을 밟은들 또 어떠리

- 박노협, 시문집 '구름 속에 밭을 갈며' 에서 -

벗은 맑은 산소 같은 존재입니다. 믿음으로, 의리로 맺은 사이입니다. 서로 위에 서려고 애쓸 필요도 없고, 좋은 것만 보여줘야 하는 사이도 아닙니다. 허름한 것을 함께 먹어도, 궂은일을 함께 해도 미안해 하거나 후회하지 않는 사이입니다.


From 사색의향기님(culppy@culppy.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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