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나미 뒤주"
동작동 국립묘지에서 사당동 쪽으로 향하다보면 고가도로가 끝나는 곳에 새로 지은 교회가 하나 있다. 이수성결교회.
이 교회 정문 앞에는 커다란 뒤주가 하나 놓였다. 이름 하여 ‘채나미통’. ‘채나미’란 ‘채우고 나누는 사랑의 쌀’이라는 뜻이다.
신자들이 쌀을 덜어 모아서 이 채나미통에 가져다 담으면, 교회 인근에 사는 영세민들이 필요한 만큼 쌀을 퍼가도록 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쌀을 채우는 사람이나 가져가는 사람 모두 누구에게 알릴 필요가 없다. 쌀이 필요한 사람은 누구 눈치 볼 일 없이 가져가면 된다.
이 교회 관계자들에 의하면, "처음에는 한 달에 쌀 2가마 정도 소요될것으로 생각했지만 6~7가마가 들어간다"고 한다.
목사님은 일요일날 설교에 앞서 교회소식을 알릴 때마다 “어렵게 사는 사람들이 우리 주위에 너무 많다”면서 채나미에 대한 관심을 호소한다.
신자들의 호응도 크다. 기명 혹은 익명으로 몇 만원, 몇십만원씩 채나미 성금을 내는 사람들이 이어지고 있다. 가족의 생일등 축하할 일이 있을때 채나미 성금을 내는 사람도 있다.
얼마 전에는 80세가 넘은 한 할머니가 찾아왔다. 강북의 한 달동네에 사는 그 할머니는 아들이 호적에 올라 있는 탓에 복지혜택을 받지 못하고 한 겨울에도 배를 곯고 있었다고 한다.
집에 쌀이 떨어져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을 때, 옆집에 사는 할아버지가 “동작동 이수성결교회에 가면 쌀이 있다”고 알려주면서 “단, 한 번에 한봉지만 가져와라”라고 당부했다고 한다. (교회는 그런 제한을 두지 않았다.)
전철을 타고 한강을 건너온 할머니는 비닐봉지에 쌀을 담다가 목사님과 마주쳤다. 할머니는 목사님에게 “사람이 굶어죽으란 법은 없는 것 같다”며 고마워했다.
목사님은 “쌀을 더 가져가라”고 했지만, 할머니는 “이거면 됐다. 이 쌀이 떨어지기 전까지는 오지 않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렇게 복지사각(死角)지대에 놓인 사람들, 당장 먹을거리를 걱정 해야 하는 사람들이 부지기수인 현실에서, 먹고 살만한 사람들과 그 자녀들을 대상으로 무상의료니 무상급식이니 하는 소리를 하는게 얼마나 정신 나간 소리인가’하는 생각도 든다.
무상급식- 무상의료를 주장하는 사람들이 진정 소외된 사람들에게 관심이 있다면, 이런 분들부터 챙기는 것이 옳지 않을까?
그래도 위안이 되는 구석이 있다. 그 어려운 처지에 있으면서도 다른 사람을 생각해서 쌀은 한 봉지만 가져가는 할머니, 단 돈 몇백원이라도 놓고 가는 영세민들에게서 희망을 본다.
받은 글입니다.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