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줌 흙이었으니

한 줌 흙이었으니

신은 거룩한 손으로 나를 빚으셨다.
눈을 붙이고 코를 붙이고 생기를 불어
이 세상에 보내셨다.
당신의 사랑으로 세상에 나온,
나를 철퍽 맨땅에 내려놓으니 흙내가 난다.

나 한 줌 흙이었으니.

- 마경덕, '고구마밭에서' 중에서 -


우리는 어디로부터 와서 어디로 가는 것일까요. 소중한 생명의 씨앗을 움틔우고 꽃피우고 열매 맺고 언젠가는 한 줌 흙으로 돌아갈 존재. 그러나 내 미래의 사람들에게 그리고 후손들에게 좋은 밑거름, 좋은 흙이 되어야겠지요. 우리는 한 줌 흙이었으니.


사색의향기님(culppy@culppy.org)께서 보내주신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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