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우리들은 시인이야

그래, 우리들은 시인이야

프레드릭이라는 들쥐가 있었다. 그는 다른 들쥐들이 일할 때 놀기만 했다.

"프레드릭, 넌 왜 일을 안 하니?" 다른 들쥐들이 물으면 "나도 일하고 있어. 춥고 어두운 날들을 위해 햇살을 모으는 중이야." 대답했다.

"프레드릭, 지금은 뭐해?"

"색깔을 모으고 있어. 겨울엔 온통 잿빛이잖아."

"프레드릭, 너 꿈꾸고 있지?"

"아니야, 난 지금 이야기를 모으고 있어. 기나긴 겨울엔 얘깃거리가 동이 나잖아."

겨울이 오고 눈이 내리자 들쥐들은 구멍으로 들어갔고 지루했던 그들은 그제야 프레드릭을 떠올렸고 그를 찾았다. 프레드릭은 그들에게 그동안 모은 이야기를 들려주었고 신기하게도 햇살의 따스함과 찬란한 색깔을 보게 되었다. 들쥐들은 감탄하며 프레드릭에게 말했다.

"프레드릭, 너는 시인이야."

- 레오 리오니, '프레드릭'에서 -


우리는 어쩌면 모두 프레드릭일지도 모릅니다. 쌀에 연연하면서도 자신만의 햇살과 색깔을 모으고 싶으니까요.


사색의향기님(culppy@culppy.org)께서 보내주신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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