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ice, German proverb


Less advice and more hands.

- German proverb

충고는 적게, 도움은 많이.

- 독일속담

바코드

바코드

간단한 자기 소개서와 이력을 제출하라 한다
A4용지 한 장의 분량으로 쓰라 하니
웃음이 나온다
마흔 해의 이력을
A4용지 한 장에 어떻게 다 말할 수 있다는 말인가
초등학교 졸업이 언제였더라 손가락으로 꼽다가
책상 한 쪽 구석에서 물끄러미 나를 보고 있는
먹다만 새우깡 겉봉에 찍힌 바코드를 본다
저 굵고 가느다란 세로 줄에 기록 된 것은
새우의 함량이라든가 출고 일자 혹은
숫자로 드러나는 가격에 불과할 뿐
비닐봉지 안에 갇힌
공기의 질량이나 내게 오기까지의 경로를
기록할 수 없다

- 허영숙, 시 '바코드' 중에서 -

수십 년의 생을 이력서 한 장에 쓰라합니다. 몇 줄 이력이 나를 다 말해줄 수 없는데도 그 몇 줄로 사람을 평가하고 당락을 가릅니다. 그렇다고 무시할 수도 없는 일, 나를 알리는 가장 최선의 방법이 무엇일까 고심하는 때가 있을 겁니다. 성실성에 특유의 개성을 발휘할 나만의 무엇인가가 필요한 세상입니다.


사색의향기님(culppy@culppy.org)께서 보내주신 글입니다.

Language, Polish proverb


Words must be weighed, not counted.

- Polish proverb

말은 무게를 재야하는 것이지, 헤아리는 게 아니다.

- 폴란드속담

술향기는 깊은 골목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酒香不怕巷子深。[jiǔ​xiāng​bù​pà​xiàng​zi​shēn]

- 中國俗談

Fragrant wine fears no dark alley.

- Chinese Proverb

Quality goods need no advertising.

cf. Good wine needs no bush. [Western Proverb]

술향기는 깊은 골목을 두려워 하지 않는다.

- 중국 속담

아름답고 향기 짙은 꽃에 벌 나비가 날아들듯 좋은 술의 향기는 사람을 부르게 마련입니다. 비록 깊은 골목에 숨어 있다해도 감미로운 술의 향기는 자연스레 사람들을 불러모읍니다. 사람이라고 다르지 않습니다. 덕망이 있고 품이 너른 사람 곁엔 항상 사람들이 모여들게 마련이지요. 외롭다 탓하기 전에 부지런히 마음 수양을 하여 잘 익은 술처럼 향기로운 사람이 되어야겠습니다.


사색의향기님(culppy@culppy.org)께서 보내주신 향기메일입니다.

http://www.mdbg.net/

Son, Spencer Reid


"What was silent in the father speaks in the son, and often I found in the son the unveiled secret fo the father." Friedrich Nietzsche.

- Spencer Reid (played by Matthew Gray Gubler) [Criminal Minds 04x07 Memoriam]

http://cmbookendquotes.tumblr.com/post/20552827870/what-was-silent-in-the-father-speaks-in-the-son

"침묵은 아버지에게서 아들로 전해진 것이고 때때로 아들 안에서 아버지의 감춰진 비밀을 발견할 수 있다."

- 스펜서 리드

Carnation (카네이션)

Carnation (카네이션)


DescriptionEnglish: Carnation, Dianthus caryophyllus, Clove Pink
Korean: 카네이션, 다이안서스
Russian: Гвоздика
Date8 July 2007
Sourcehttp://commons.wikimedia.org/wiki/File:P1050432.JPG
AuthorYakovlev Sergey
PermissionPublic Domain
LicensingThis work has been released into the public domain by its author.


From Wikimedia Commons http://commons.wikimedia.org/

어느 의사의 유언

어느 의사의 유언

어느 마을에 유명한 의사가 살고 있었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몸이 아프면 모두 그를 찾아가 치료를 받았습니다. 그는 환자의 얼굴과 걸음만 봐도 어디가 아픈지 알아내 처방을 하는 명의(名醫)였습니다. 그런 그가 나이가 들어 세상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마을 사람들과 교회 목사는 임종을 앞둔 의사를 찾아가 그의 임종을 지켜보았습니다.

죽음을 앞 둔 그가 사람들에게 말했습니다.

“나보다 훨씬 휼륭한 세 명의 의사를 소개하겠습니다. 그 의사의 이름은 '음식과 수면과 운동'입니다. 음식은 위의 75%만 채우고 절대로 과식하지 마십시오. 12시 이전에 잠들고 해 뜨면 일어나십시오 그리고 열심히 걷다 보면 웬만한 병은 나을 수 있습니다."

말을 하던 의사가 힘들었는지 잠시 말을 멈추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말을 이었습니다.

"그런데 음식과 수면과 운동은 다음 두가지 약을 함께 복용할 때 효과가 있습니다."

사람들은 조금 전 보다 의사의 말에 더 귀를 기울였습니다.

"육체와 더불어 영혼의 건강을 위해 꼭 필요한 것은 '웃음과 사랑'입니다. 육체만 건강한 것은 반쪽건강입니다. 영혼과 육체가 고루 건강한 사람! 이 되십시오. 웃음은 평생 꾸준히 복용해야 합니다. 웃음의 약은 부작용이 없는 만병통치약입니다. 안좋은 일이 있을 때는 많이 복용해도 됩니다. 사랑 약은 비상 상비약입니다. 이 약은 수시로 복용하십시오. 가장 중요한 약입니다."

의사는 자신이 살면서 깨달은 가장 중요한 것을 알려준 후 평안한 모습으로 조용히 눈을 감았습니다. 우리는 돈도 안 드는 이 약을 얼마나 섭취하고 있습니까?

Son, Friedrich Nietzsche


What was silent in the father speaks in the son, and often I found in the son the unveiled secret of the father.

- Friedrich Nietzsche (1844-1900)

침묵은 아버지에게서 아들로 전해진 것이고 때때로 아들 안에서 아버지의 감춰진 비밀을 발견할 수 있다.

- 프리드리히 니체

Mother's Day Postcard

Mother's Day Postcard


DescriptionPostcard issued by the Northern Pacific Railway for Mother's Day 1915.
Date1915
Sourcehttp://commons.wikimedia.org/
AuthorGreat Northern Railway
PermissionPublic Domain
LicensingThis media file is in the public domain in the United States.


From Wikimedia Commons http://commons.wikimedia.org/

인생에서 가장 긴 여행

인생에서 가장 긴 여행

2009년 2월 16일 선종하신 김수환 추기경의 1주기를 맞아 발간된 <하늘나라에서 온 편지>를 읽었다. 추기경의 짧은 글들을 모은 책인데, 제목처럼 추기경님이 하늘나라에서 보내 주신 편지를 읽는 기분이었다. 쉽고 솔직하고 정이 깊은 편지들이다.

'인생에서 가장 긴 여행'이라는 글을 읽으면서 나는 크게 웃었다. 옆에 있던 친구가 왜 그러느냐고 묻기에 글을 읽어 주었더니 그도 크게 웃었다.

"인생에서 가장 긴 여행은 머리에서 마음에 이르는 여행입니다. 머리에서 좋다고 생각하는 것을 마음에까지 닿게 함으로써 마음이 움직여야 하는데, 그것이 잘 안 됩니다. 그것이 바로 우리 모두가 갖고 있는 근본 문제입니다."

나는 잘난 척하며 하늘나라를 향해 이렇게 말씀 드리고 싶었다.

"그 다음에 긴 여행은 마음에서 손으로, 다리로 이어지는 여행이 아닐까요. 머리에서 좋다고 생각하는 것이 마음에 닿았어도 행동으로 옮겨지지 않으면 무슨 소용이겠습니까."

추기경은 재미있게 웃으시며 "맞는 말이네" 하실 것 같다.

그 분은 자신을 낮추고 사람들을 소탈하게 대하셔서 누구나 편하게 이 얘기 저 얘기 할 수 있었다. 어린아이에서 노인에 이르기까지, 최고 권력자에서 달동네 빈민에 이르기까지 한결같이 대하셨고, 어떤 얘기든 귀 기울여 자세히 들으셨다.

추기경이라는 신분을 잊게 할 만큼 솔직 담백한 글도 있다.

"고적한 가을밤엔 옛 벗이 그리워지고, 그와 함께 밤이 새도록 정다운 이야기를 하고 싶어집니다. 지나간 인생을 말하고 현재와 미래의 위로를 구하고 싶습니다. 그러나 나에겐 그런 벗이 없습니다. 그만큼 내 인생은 고독한가 봅니다. 나는 모든 이를 사랑하고 모든 이를 위해 나를 바쳐야 할 운명입니다. 어떤 이는 나를 감상 같은 것은 기대할 수 없는 무뚝뚝한 사람으로 판단합니다. 그러나 나에게는 소녀 같은 감성이 많습니다. 영화에서 슬픈 장면이 나오면 나도 모르게 눈시울이 뜨거워집니다."

"나는 원래 평범한 사람으로 살고 싶었습니다. 어스름 해질 무렵 기차를 타고 가다 굴뚝에서 저녁밥 짓는 연기가 피어 오르는 초가가 눈에 띄면 가슴이 설레고 더러는 부럽기까지 했습니다. 저 오두막에서 일가족이 화목하게 살고 있겠지. 가족을 위해 하루 종일 땀 흘리고 돌아온 아버지는 우물가에서 세수를 하고, 부인은 부엌에서 달그락거리며 저녁밥을 차리고, 아이들은 마당에서 재잘거리며 뛰어 놀고, 저 집 가장은 얼마나 행복할까… 그러나 주님은 나에게 다른 길을 보여주지 않고 오로지 성직자의 길만을 보여주셨습니다. 몇 번이고 도망치고 싶은 때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결국 '뜻대로 하소서' 하고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누가 나에게 예수님을 뵌 적이 있느냐고 묻는다면 보았다거나 만났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그 분이 내 안에 계시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습니다."

마지막 병상에서 추기경을 모셨던 고찬근 신부의 일기에도 추기경의 모습이 잘 드러난다.

"추기경님은 달을 좋아하십니다. 어제 오늘 두 번이나 휠체어를 타고 나가 보름달 구경을 하셨습니다. 예전에 명동 교구청에 사실 때 어쩌다 밤늦게 돌아오시다가 성당 종탑 위에 보름달이 휘영청 떠 있는 것을 보면 성당 언덕을 다시 내려갔다가 보름달을 보며 올라오시곤 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오늘은 좀 무거운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나는 요즘 정말 힘든 고독을 느끼네. 86년 동안 살면서 느끼지 못했던 절대고독이라네. 모든 것이 끊어져 나가고 나는 아주 깜깜한 우주 공간에 떠다니는 느낌일세. 세상의 모든 것이 끊어지면 오직 하느님만이 남는다는 것을 내게 가르쳐 주시려고 그러시나 봐. 내가 죽으면 자네 꿈에 나타나서 꼭 가르쳐 주겠네'…추기경님 감사합니다. 꼭 가르쳐주세요."

종교 계층 지역 나이 등을 초월하여 많은 사람들이 깊은 그리움으로 그 분을 추모하였다. 그 분과 같은 시대를 살았다는 것은 우리 모두의 축복이었다.

(출처 ; 한국일보, 장명수 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