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K: 친구의 도전(?)

[Y^^]K: 친구의 도전(?)

2012.12.26

"조직이 잘못된 길로 가고 있을 때 그래도 같이 가는게 맞을까, 아니면 못가게 하는게 맞을까?"

한 친구가 내게 물었습니다. 몸담고 있던... 아니면 맘담고 있던 곳을 떠나 새로운 길을 떠날까 말까 고민하면서. 다른 친구들은 화끈하게 자신의 사업을 해서 인생 뒤집기 도전할꺼 아니면 그 나이에 모험을 거는 것은 포기하라고 하였습니다. 그 중 한명이 말했죠. 네가 옳은 길을 알고 있다는 것과 조직이 잘못된 길로 가고 있다는 것을 어떻게 알 수 있냐고.

하지만, 그 녀석의 마음은 몸담고 있는 곳에서 떠나 있었습니다. 몇년 전만 해도 비슷한 고민을 하는 사람들에게 '떠나라'고 자신있게 말해왔지만, 나이가 들어서인지... 그렇게 쉽게 말하기 어렵더군요.

더 좋은 곳을 향해 떠나는 거라면 말리지 않지만, 단지 맘이 떠나서 몸 담고 있던 곳이 싫어서 떠나는 거라니 더더욱. 친구들은 그 녀석을 보며 나이값 못하고 철없다 하고 어느 조직이든 똑같다고 말하지만, 녀석이 그 정도까지 생각할 정도라면 누구보다 더 많은 고민을 했을테고 조직에 대한 실망이 그만큼 컸을거라 여겨집니다.

안되는 조직은 누가 봐도 안다. 모른다는 건 조직을 변화시킬 의지도, 조직에서 뛰쳐나갈 용기도 없는 사람의 변명일 뿐이라는 다른 사람의 말이 겹쳐집니다.

문득 이런 저런 말을 듣다보니 떠오르는 생각들.

그 어느 누구도 100% 만족하는 조직은 없다고 합니다. ①조직 분위기나 개개인의 성향에 따라 거의 100% 만족하는 듯 말하는 사람도 있고, ②좋은 점도 나쁜 점도 말하지만 좋은 점을 좀더 말하는 사람도 있고, ③좋은 점도 나쁜 점도 말하지만 나쁜 점을 좀더 말하는 사람도 있고, ④거의 100% 나쁜 점을 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 중 어느 부류의 사람들이 많은 조직이 바람직한 조직일까요?

①이 많은 조직 일까요? 언뜻 생각하면 그렇지만, 앞의 말 '그 어느 누구도 100% 만족하는 조직은 없다'는 점에서는 ①은 오히려 위험한 조직입니다. 커뮤니케이션이 제한되고 강한 통제가 있는 조직일 가능성이 많습니다. 개인으로 보면 마음 속으로 다른 생각을 품고 있는 구성원들이 100% 만족하는 듯 포장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긍정이 중요하지만 과도한 긍정은 그 자체가 함정이 됩니다. 불만없는 고객도 무섭지만, 불만없는 구성원들도 무섭습니다. 변화에 적응 못하고, 조금씩 죽어가면서도, 그러고 있음을 알면서도 사람들은 불만을 표출하지 않기에 그 조직은 어느 순간 무너져 내립니다.

그럼 ④가 많은 조직? 당연히 아닙니다. ④는 존재 의미가 없어진, 언제라도 붕괴될 조직입니다.

긍정도 부정도 존재하는 ②나 ③이 건전한 조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③보다는 ②가 나을까요? 굳이 따지자면 「②→③→①→④」 順?

아니, ②냐 ③이냐 보다는 ②나 ③이 어떤 식으로 표출되는가가 더 중요하다고 보여집니다. 똑같은 이야기도 누군가의 입에서 나오면 문제제기가 되고, 누군가의 입에서 나오면 대책없는 불만불평이 됩니다. 후자보다는 전자여야 겠죠. 하지만 전자와 후자가 꼭 나뉘지만은 않기도 합니다. 전자가 반복이 되어도 대답이 없거나, 말한 사람을 불평분자로 몰아버리면 말하는 사람들은 점점 후자가 되어 가고 조직은 점점 ①이나 ④로 되어 갑니다.

그러지 않기 위해서는 말하는 사람은 불만이 있을 때 한번 더 생각하고 말해야 할테고, 듣는 사람은 삐딱하지 않게 들어야 하겠죠. 양쪽 다 쉽지는 않겠지만.


'[Y^^]K: 친구의 도전(?)'에서 옮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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