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도 여자란다.

어머니도 여자란다.

칠순을 바라보는 어머니는 일찍 혼자 되어 육남매를 키우셨습니다. 젊어서부터 고생을 해서 얼굴에는 주름이 깊고 아픈 곳도 많으시지요. 15년전에 자궁암 수술을 받으셨는데 지난해 또 다시 수술을 하게 되었습니다.

수술전날, 담당의사를 만나 수술 동의서를 서명했습니다. 의사는 수술자국을 봉합할 때, 실로 꿰매는 방법과 흉터가 덜 남는 인체용 접착제로 붙이는 방법 중에 처방은 제일 좋은 것으로 해 달라고 했지만 수술 자국 봉합하는거야 별 차이가 있겠나 싶어 가격이 싼 실을 선택했습니다. 수술비를 책임지는 오빠의 부담을 줄여 보자는 생각에서였지요.

절차를 마친 뒤 오빠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수술은 이렇게 진행되고, 약 처방은 좋은 것으로 하기로 했으며 실로 꿰매기로 했다고요.

그러자 묵묵히 제 말을 듣고 있던 오빠가 말했습니다.

" 현경아~! 아무리 늙고 병드신 몸이지만 엄마도 여자란다. 자궁 수술 받으신 흉터도 남았는데 이번에 또 상처가 생기면... 나 너무 속상할 것 같다. 돈이 더 들더라도 자국이 덜 남는 방법으로 하자."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같은 여자인 딸조차 늙으신 엄마가 여자라는 걸 잊어 버렸는데, 오빠는 거기까지 마음이 닿아 있었던 것입니다. 수술이 무사히 끝나고 회복실에서, 오빠는 붕대가 친친 감긴 어머니의 배를 보고 눈물을 펑펑 쏟았습니다. 이세상 떠나실 때까지 몸에 아픈 상처 없이 살게 해드리고 싶다는 오빠. 아마도 어머니는 당신의 아픔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는 오빠가 있어 그 동안 고생이 하나도 아깝지 않으실 겁니다.


받은 글입니다.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