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ries: 흔들리며 피는 꽃 (도종환)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며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웠나니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도종환, <흔들리며 피는 꽃>
내리는 장마비를 보며... 흔들림으로 굳게 서 있음을 알 수 있고, 젖음으로 살아있음을 알 수 있으니 흔들리지 않는 것은 이미 쓰러져 있다는 것이고 젖지 않음은 이미 존재하지 않는 것이리
그렇게 흔들리고 젖다 보면, 그저 살아있음으로 어느새 꽃은 피우게 되는 것
받은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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