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때 묻은 것

손때 묻은 것

매일 사용하며 손때 묻은 것, 만 5년간 꼬박 가지고 다녀서 거의 천수를 다해가는 낡은 배낭, 역시 여행을 시작할 때부터 입어서 빛이 바래고 여기저기 꿰맨 파란 바지, 아프리카에서 산 법랑 컵, 면으로 된 커다란 다목적 보자기, 계산기로도 쓰이는 자명종 시계, 앞 뒷장이 다 찢어진 세계지도와 일기장. 이런 가족과 같은 보물들이 새로움과 낯섦 속에서 나를 지켜주는 나만의 세계를 만든다.

- 한비야의《걸어서 지구 세바퀴 반(3)》중에서 -


손때 묻은 것, 남들 눈엔 보잘것없어 보이지만 '나만의 세계'를 가진 여행가에게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귀중한 보물입니다. 새것은 언제든지 새로 얻을 수 있지만 손때 묻은 것은 오랜 시간과 정성, 사랑이 필요합니다. 물건도 사람도 손때 묻은 것에 나만의 세계, 나만의 사랑이 있습니다


받은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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