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지에게 온정을 베푼 박문수 02

거지에게 온정을 베푼 박문수

02. 7대독자 구해주고 사례로 받은 백 냥

며칠 지나서 어떤 마을에 가게 됐다. 그 동네 큰 기와집에서 온 식구가 울고불고 난리가 났다. 거지가 박문수를 데리고 그 집으로 쑥 들어갔다.

“이 댁에 무슨 일이 있기에 이리 슬피 우시오?”

“우리 집에 7대독자 귀한 아들이 있는데, 이 아이가 병이 들어 다 죽어가니 어찌 안 울겠소?”

“어디 내가 한 번 봅시다.”

그러더니 병 든 아이가 누워 있는 곳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곧장 사랑채로 들어가선 주인에게 말했다.

“아이 손목에 실을 매어 가지고 그 끄트머리를 가져오시오.”

미덥지 않았으나 주인은 아이 손목에다 실을 매어 가지고 왔다.

거지가 실 끄트머리를 한 번 만져 보더니 “뭐 별것도 아니구나. 거 바람벽에서 흙을 한줌 떼어 오시오.”

바람벽에 붙은흙을 한줌 떼어다주니 동글동글하게 환약 세개를 지었다. 주인이 약을 받아 아이한테 먹이니 다 죽어가던 아이가 말짱해졌다.

주인이 그만 감복을 해서 절을 열두 번도 더 했다. “7대독자 귀한 아들 목숨을 살려 주셨으니 내 재산을 다 달란대도 드리리다.”

“아, 그런 건 필요 없고 돈 백 냥만 주구려.”

이렇게 해서 또 백 냥을 받아 가지고는 다시 박문수를 주었다.

“잘 간수해 두오. 앞으로 쓸데가 있을 거요.”


받은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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