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어머니


면접을 보러 갔습니다. 모 중학교 급식소 청소아줌마를 구한다는 광고를 보고, 이력서를 들고 갔습니다. 한달 급여가 50~60만원인데, 4대 보험에 가입해야하고 세금도 뗀다는 말에 다시 연락드리겠다고 하고 돌아서 나왔습니다.

내년이면 초등학생이 되는 아들 녀석이랑 7월이면 세 돌이 되는 딸의 어린이집비만 내면 남는 게 없겠더라구요. 시부모님 연세가 많으셔서 농사지으시기도 힘드시고, 매달 용 돈도 보내 드려야 하고, 애들은 왜 그리 먹고 싶은 게 많은지...

답답한 가슴을 안고 집으로 들어서는데 전화벨이 울립니다. 엄마가 며칠 전에 병원에 입원을 하셨다는 큰 언니의 전화였습니다. 온 몸에 힘이 빠집니다.

며칠동안 안부 전화도 못 드린 제가 한심합니다. 남편이 퇴근을 해서 괜한 짜증을 냅니다. 서러움이 복받쳐 이불을 뒤 집어 쓰고 누웠는데, 이런 저런 생각이 스칩니다.

결혼하고 3년 만에 처음으로 엄마가 저희 집에 오셨을 때, 둘째를 임신한 저는 먼 길 오시느라 힘드실 텐데 제가 먹고 싶은 것만 만들어 달라고 하고, 엄마가 가실 때 차비 한 푼 못 드리고...... 첫아이 출산 때도 밤새 한잠 못 주무시고, 애 낳은 못난 딸 한 달 동안 몸조리 해주시느라 낮에 벼 베시고 밤엔 잠을 설치시더니, 결국 앓아 누우셨죠.

엄마 생일이었었는데....... 제가 결혼 한지 이제 6년, 부모님 생신이 시부모님 생신과 보름 간격이어서 한번도 못 찾아뵙고, 늘 걱정만 끼쳐드리고.... 시댁에서 자가용으로 20분이면 가는 거리인데도 시댁에만 갔다가 전화통화만 하고 올 때가 더 많습니다.

그럴 때면 "시부모님 연세가 많으시니까 니가 잘 해야한다. 여기 올 시간 있으면 시댁에 그만큼 더 있다가 가거라."하십니다. 시어머님 입원하셨을 땐 큰애 손잡고, 작은애 젖 먹여 가며 새벽 첫차로 달려갔건만, 우리엄만 입원한지 며칠이 되어서야 겨우 알았는데도 그냥 밥 먹을 것 다 먹고 그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있습니다.

자기 엄마가 입원하셨으면 난리가 났을 사위도 아무 말이 없습니다. 찰거머리처럼 엄마 옆에 붙어서 자는 두 아이를 재우고 나서야 눈물이 납니다. 달래는 남편이 괜 시리 미워 더 큰소리로 울어 봅니다.

"두고 봐라! 다음 세상엔 꼭 남자로 태어 날거다. 내 부모 생신도 꼭 챙기고 용돈도 드리고 여행도 시켜 드리고, 꼭 그럴 거라구...."

엄마! 미안해. 마음은 엄마 옆에 있는 거 알지? 이번 엄마 환갑잔치 때는 꼭 갈게.

엄마 힘내시고, 항상 건강하시길 바랄게요.

사랑해요. 우리엄마! 우리엄마!

(MBC 감동 글 중에서 )


- - 어머니 - -

노래 : 최진희

마음 하나 편할 때는 가끔씩은 잊었다가
괴롭고 서러울 땐 생각나는 어머니

지난 여름 정든 고향 개울가에서
어머님을 등에 업고 징검다리 건널 때

너무나도 가벼워서 서러웠던 내 마음
아직도 나는 나는 잊을 수가 없습니다.


젖줄 떠나 자란 키는 당신보다 크지만
지금도 내 마음은 그 팔 베개 그립니다.

내 팔 베개 의지하신 야윈 얼굴에
야속하게 흘러버린 그 세월이 무정해

어머님이 아실까봐 소리 없이 울었네.
지금도 그 한밤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받은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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