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과 여우
'곰과 여우'라는 허름한 분식집이 있었다.
곰 같은 남편과 여우같은 아내가 알콩달콩 가게를 꾸리고 있을 것이다. 곰 같은 남자가 라면을 끓이고 여우같은 아내는 김밥을 만다. 곰 같은 남자가 빈 그릇을 치우면 여우같은 아내는 테이블을 훔친다. 무뚝뚝하지만 속 깊은 남자와 싹싹하고 셈 밝은 여자는 불에 덴 손가락을 불어주고 녹작지근한 어깨도 주물러주며 싱겁지도 짜지도 않게 간을 맞출 것이다.
졸업을 하고 출퇴근길에도 여전히 그 집 앞을 지나다녔다. 언제쯤 누구랑 짝을 맞추게 될지 막막하고 불안하였지만 ‘곰과 여우’라고 되뇔 때마다 가슴이 따뜻하고 뭉클해졌다. 아슴푸레한 수증기 같은 것이 마음 안쪽에 모락모락 피어나기도 하였다.
- 최민자, 손바닥 수필 '곰과 여우' 중에서 -
각자 성격차이는 하지만, 남자는 곰 같고 여자는 여우같아야 한다고 하지요. 요즘은 때로 곰 같은 아내와 여우같은 남편으로 살아가야 하는가 봅니다. 부부뿐 아니라 직장생활에서도 곰과 여우의 역할을 눈치껏 찾아가는 시대입니다. 때로는 곰처럼, 때로는 여우처럼 현명한 판단이 필요하되 진실이 받쳐주는 모습이어야겠지요.
사색의향기님(culppy@culppy.org)께서 보내주신 글입니다.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