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썹달이 된 아내
깊은 잠에 빠진 아파트 단지에 들어섰다. 하늘에는 눈썹달이 혼자 걸어가고, 술 취한 내 그림자도 흔들흔들 걸어갔다. 외등 불빛들이 멀고 가까움에 따라 그림자들도 길어졌다 짧아졌다 했다.
(생략)
거실 바닥 매트 위에는 아내가 혼자 잠들어 있었다. 그 모습은 그믐달 같았다. 오랜 세월을 두고 앓아온 심장병으로 반듯하게 눕지 못하는 아내, 다시는 보름달이 될 수 없는 안타까운 눈썹달이었다.
- 한준수, 수필 '눈썹달이 된 아내'중에서 -
달은 차올랐다가 이울고 다시 차오르지만 인생은 이울면 다시 차오르지 않지요. 겨울을 넘기고 봄을 맞으면서 유난히 아픈 곳이 많다는 어르신들을 뵈면서 다시 오지 않는 생의 봄이 아쉽다는 생각입니다.
나이 들어봐야 그 고충을 안다지만 젊음은 늙음을, 늙음은 젊음을 이해하는 서로간의 존중과 배려가 필요할 때입니다.
From 사색의향기님(culppy@culppy.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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