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사랑은…

사랑은.. 그런 의미에서 기차다..함께 타지 않으면 같은 풍경을 나란히 볼 수 없는 것.. 나란히 표를 끊지 않으면 따로 앉을 수 밖에 없는 것.. 서로 마음을 확인하지 않았다면 같은 역에서 내릴 수도 없는 것.. 그 후로 영원히 어긋나고 마는 것..

- 김상운, ‘마음을 비우면 얻어지는 것들’ 中 -

그냥

그냥

딸에게 엄마를 왜 사랑하는지 짓궂게 물어본다.

"엄마는 참, 그냥 사랑하는 거지."

이제껏 셀 수 없이 많이 들었던 말이 '그냥'이다. 또한 무심결에 그만큼 뱉었던 말, '그냥'이 요즘은 예사롭게 들리지 않는다.

(중략)

'그냥'이라는 말 한마디에 무게를 두는 이런 마음이 어느 날부터 그냥 슬며시 찾아왔다. 꽃보다 나무에 더 눈이 가는 것과 닮은 것인지도 모르겠다. 장미와 백합이 예쁘긴 하지만 그래도 결국은 맨드라미와 접시꽃으로 기우는 마음과 닿아 있는지도 모르겠다. 마음이 '그냥' 쪽으로 고개를 넘어가고 있다.

- 추선희, 수필 '그냥' 중에서 -

이유를 딱히 댈 수 없는 말, '그냥'. 그냥, 이라는 말에 무슨 설명이 필요하겠습니까. 그냥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거나 안부를 묻고 싶을 때도 있는 것을. 나는 그 그냥에도 참으로 인색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것마저도 귀찮아져서 가파른 마음의 절벽을 보이곤 합니다. 그냥, 아무런 이유 달지 말고, 그냥 그래도 되는 것을.


사색의향기님(culppy@culppy.org)께서


사랑 받기 위하여

사랑 받기 위하여

자기를 타인이 사랑하는다는 것을 알았을 때처럼 기쁜 일은 없다. 그렇다고 해서 타인의 사랑을 받기 위해서 특별히 타인의 마음에 들도록 노력할 필요는 없다. 타인의 사랑에 집착하지 말고 오직 신에게 다가가도록 노력해야 한다. 신에게 다가가도록 노력하며 타인의 일을 염두에 두지 않는다면 분명 사랑 받을 것이다.

- 톨스토이 -

지는 모습이 아름다운 - 당아욱 꽃

지는 모습이 아름다운 - 당아욱 꽃


어머니 안 계신 고향집에
당아욱 어여쁜 꽃이 피었습니다

구수한 아욱된장국 끓여주시던
어머니 요양원으로 훌쩍 떠나신 뒤
빈 뜨락에 홀로 피어 고향집을 지키고 선
당아욱 꽃

화려하게 펼친 다섯 장의 꽃잎
함부로 꽃잎 흩어놓는 법 없이
질 때도 곱게 접어 조용히 흙으로 돌아가는
당아욱 꽃

나 마지막 가는 길도 저러했으면......

어느 날 당아욱 지는 꽃 보며
독백처럼 흘리셨던 어머니 말씀
자줏빛 꽃빛으로 고스란히 되살아옵니다.

글 - 백승훈 / 사진 - Magnus Manske


사색의향기님(culppy@culppy.org)께서

부드러운 상상

부드러운 상상

'정말 소름 끼쳐. 그가 말했다. 사진에서 개 짖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 개가 사진 안에서 짖는다면, 사진을 여름별장에 숨길 수 없겠어.'

- 헤르타 뮐러의 장편소설 '마음짐승' 중

문학이나 예술에서는 상상을 넘어 환상까지도 수용한다고 합니다. 뛰어난 작가들이나 예술가들을 보면서 우리가 표현해내지 못한 상상에 놀라곤 합니다. 그들의 자유로운 영혼이 부럽기도 합니다.

네모난 틀에서 행동하고 네모나게 생각하는 삶이 때로 그 틀을 벗어나고 싶을 때도 있습니다. 고정된 생각이나 고정된 행동이 어쩌면 삶을 지루하고 딱딱하게 만든다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부드러운 상상. 반듯한 네모가 아닌, 둥근모양이나 세모가 되기도 하고 때로는 출구가 있는 곡선이나 직선이 되기도 하는 융통성이 필요한 시대입니다. 달리 말하면 이것은, 독보적인 창의성일 것입니다.

- 최선옥 시인


사색의향기님(culppy@culppy.org)께서

증오는 인생을 혼란시키지만 사랑은 조화시킨다

증오는 인생을 혼란시키지만 사랑은 조화시킨다

우리는 형제들처럼 사이좋게 살아야 한다. 아니면 우리는 바보들처럼 멸망을 면치 못할 것이다. 증오는 인생을 혼란시키지만 사랑은 인생을 조화시킨다. 증오는 인생을 어둡게 하지만 사랑은 인생을 밝게 한다.

- 마틴 루터 킹 -

돈이 요물이다

돈이 요물이다

그러고 보니 자주 그랬다. 의류매장 안에서는 그럴듯하게 어울려보이던 옷도 내 방 거울 앞에만 서면 낡아가는 몸의 현주소를 야멸치게 일깨워주곤 했다. 휘황한 물질의 성채 안에는 어떤 마법이 작동하기에 매번 눈이 멀고 혼이 빠지는가. 어쨌거나 돈이 요물이다. 햇빛을 피해 음습하게 숨어들기를 좋아하는 돈이 주머니 안에 들앉기가 무섭게 기를 쓰고 바깥으로 빠져나가려 하니. 온갖 핑계와 명분을 쏘삭이며 달아날 기회만 엿보는 돈은 남의 주머니에 옮겨 앉자마자 맞바꾼 사물의 표면에서 반짝이는 마법가루를 거두어버린다.

- 최민자, 수필 '팔찌' 중에서 -

조명아래 반짝이는 물건들. 그것들이 저들을 어서 가져가라고 유혹을 합니다. 그 물건의 주인이 나 같아서 다른 누군가에게 금방 안겨갈 듯해서 얇은 지갑을 털어 장만하지만, 내 손에 들어온 후의 느낌이 이렇게 다를 수가 있다니. 글처럼, 돈이 요물입니다. 마음먹은 대로 지출이 되지 않을 때도 있지요. 그러나 벼르고 별러 지르는 일이니 내가 내게 주는 보상내지는 선물이라고 생각해봅니다.


사색의향기님(culppy@culppy.org)께서


조금 전의 내가 아니다

조금 전의 내가 아니다

나는 한 권의 책을 책꽂이에서 뽑아 읽었다. 그리고 그 책을 꽂아 놓았다. 그러나 나는 이미 조금 전의 내가 아니다.

- 앙드레 지드 -

처음과 끝

처음과 끝

처음에는 진실과 조금 밖에 빗나가지 않은 것이라도 후에는 천 배나 벌어지게 된다.

- 아리스토텔레스 -

그것은 아마도 세월 탓이겠지요. 아니, 정확히 말하면 망각에 의한 인간의 마음 탓일 겁니다. 당장 어떻게 될 것 같은, 세상을 뒤집을 것 같은 진실과 정의감도 시간이 흐를수록 흐려지고 마음도 무뎌집니다. 진실이 아닌 것에만 매달려 귀한 시간을 소비하곤 합니다. 그러나 그 본질을 잊지 않고 있는 한, 진실과 정의는 언젠가 드러날 것입니다.

그것마저 우리가 잃고 산다면, 그저 사는 데만 급급하다면, 진정 산다고 할 수 있는지 돌아봐야 할 것입니다.


사색의향기님(culppy@culppy.org)께서

Sundries: 도

Sundries: 도

사물에는 근본과 말단이 있고, 일에는 시작과 끝이 있으니 먼저 해야 할 것과 뒤에 해야 할 것을 안다면 도에 가까울 것이다.

- 주희 저/'대학'중에서.

안녕하세요!!


'Sundries: 도'에서 옮겨 온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