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키지 못한 약속

지키지 못한 약속


여름의 끝자락에서 만나는 순백의 옥잠화(玉簪花)는 이름처럼 선녀의 눈부신 옥비녀를 닮은 꽃입니다. 피기 전의 모습이 비녀를 쏙 빼닮은 옥잠화를 볼 때면 아련한 어린 날의 풍경 하나 떠오릅니다.

나의 어머니는 이른 아침마다 거울 앞에 앉아 정성스레 머리 손질을 하셨습니다. 긴 머리를 곱게 빗어 쪽을 찐 뒤 값 싼 양은 비녀를 단정히 꽂아 마무리를 하신 뒤에야 식구들 아침밥을 지으러 부엌으로 나가곤 하셨지요. 어린 마음에도 어머니의 머리에 꽂힌 낡은 양은 비녀가 안 되어 보였었는지 어느 날 나는 어머니께 이담에 크서 돈 벌면 금비녀를 사드리겠는 허튼 약속을 했습니다. 어머니는 그런 내가 이뻐보였던지 당신은 금비녀 보다 옥비녀가 더 좋다며 나중에 커서 돈 많이 벌면 꼭 옥비녀를 사 달라시며 어린 제 머리를 오래도록 쓰다듬어 주셨습니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군에입대하여 첫 휴가를 나왔을 때 어머니의 머리를 보고 나는 가슴이 철렁 내려 앉았습니다. 내가 군대 간 사이, 어머니는 긴 머리를 자르고 뽀글이 파마를 하신겁니다. 그렇게 해서 옥비녀를 사 드리겠다던 나의 약속은 영영 지키지 못할 약속이 되고 말았습니다. 옥잠화를 볼 때마다
추억 속의 옥비녀가 제 가슴을 콕콕 찔러옵니다. 혹시 그대에겐 아직 지키지 못한 약속은 없으신가요?

글.사진 - 백승훈


사색의향기님(culppy@culppy.org)께서 보내주신 글입니다.

Chance, Steve Jobs


Jobs holding
an iPhone 4
at Worldwide
Developers
Conference 2010

Attribution:
Matthew Yohe

Wikimedia
Commons

/ CC-BY-SA-3.0

Do you want to spend the rest of your life selling sugared water or do you want a chance to change the world?

- Steve Jobs (1955-2011), 1983

설탕물이나 팔면서 남은 인생을 보내고 싶습니까? 아니면 세상을 바꿀 기회를 붙잡고 싶습니까?

- 스티브 잡스, 1983년 펩시콜라 사장이었던 존 스컬리를 애플 사장으로 영입하기 위해 설득하며

가을은 사색의 계절

가을은 사색의 계절

스스로 생각하고, 스스로 탐구하고, 제 발로 서라

- 칸트 -

고추잠자리의 군무가 시작되는 가을 들머리입니다.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어 책 읽기에 좋은 계절, 독서를 하며 지식을 얻고 올바른 사색을 통해 지혜를 구해보는 건 어떨까요.

공자는 논어에서 배우고도 생각하지 않으면 어둡고 생각하고도 배우지 않으면 위태롭다고 했습니다.

사색과 독서는 두 개의 수레바퀴와 같습니다. 독서없는 사색은 독단에 빠지기 쉽고 사색없는 독서는 지식의 과잉을 초래할 뿐입니다.

책을 통해 새로운 지식을 얻고 사색을 통하여 제 발로 서는 것이 올바른 사색일 것입니다.

괴테는 사색하는 인간의 가장 아름다운 행복은 탐구할 수 있는 것을 모두 탐구하고 탐구할 수 없는 것을 조용히 우러러 보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독서와 사색의 계절 가을, 더욱 깊어진 당신을 만나고 싶습니다.


사색의향기님(culppy@culppy.org)께서 보내주신 글입니다.

Advice, Catalan Proverbs



De l'arbre dolent no esperis bon fruit.

- Catalan proverbs

Children observe daily and — in their behaviour — often follow the example of their parents.

- Catalan proverbs

English equivalent: The apple does not fall far from the tree.
Source for meaning: Paczolay, Gyula (1997). European Proverbs in 55 languages. DeProverbio.com. p. 259. ISBN 1-875943-44-7.
Strauss, Emanuel (1994). Dictionary of European proverbs (Volume 2 ed.). Routledge. p. 488. ISBN 0415096243.

나무의 건강은 그 열매로 알 수 있다.

- 카탈로니아 속담

Sundries: 좀 늦게 가는 것이 창피한 일은 아닙니다.

안녕하세요,, 건강한 하루가 되시길

Sundries: 좀 늦게 가는 것이 창피한 일은 아닙니다.

좀 늦게 가는 것이 창피한 일은 아닙니다. 사막의 낙타는 천천히 가기에 무사히 목적지에 닿을 수 있지 않습니까. 무엇이든 과정이 있는 법이고, 그 과정을 묵묵히 견뎌낸 사람만이 결국에는 값진 열매를 얻을 수 있습니다.

- 이정하의 《돌아가고 싶은 날들의 풍경》 중에서 -

빠른 게 능사는 아닙니다. 하루살이 곤충은 하루만에 자라 하루만에 사라집니다. 거목(巨木)은 백년 천년 더디게 자라지만 마디마디 굳건함과 풍성함이 따를 것이 없습니다.


'Sundries: 좀 늦게 가는 것이 창피한 일은 아닙니다.'에서 옮긴 글입니다.

Friend·Friendship, William Shakespeare


The Chandos
portrait,
artist and
authenticity
unconfirmed.
National
Portrait
Gallery,
London.

Wikimedia
Commons

/ PD

I am not of that feather to shake off my friend when he must need me. I do know him a gentleman that well deserves a help: Which he shall have.

- William Shakespeare (1564-1616), Timon of Athens

나는 친구가 나를 필요로 할 때 그를 쫓아버리는 그런 종류의 사람이 아니다. 나는 그가 도움을 받을 만한 충분한 자격이 있는 신사라고 알고 있다: 그에게 도움을 주겠다.

- 윌리엄 셰익스피어 (William Shakespeare, 1564-1616), 'Timon of Athens(아테네의 타이먼)' 1막 1장에서

굽어짐에 대하여

굽어짐에 대하여

냇물은 직선으로 급하게 흐르고
누가 오라고 하는지 누가 등 떠미는지
그저 앞으로만 간다.
평행선은 포용이 없이 자기주장만을 내세우고
양보도 없다.
강은 굽어 흐른다.
구불구불 인생의 뒤안길을 볼 수 있다.
포옹은 직선으로는 안 된다.
직선은 양보도 없고 타협도 없이
옹고집으로 제 길을 간다.
평행선으로 대결을 불러낸다.
굽어짐은 꼭 안아줄 수 있는 자세,
그만큼 서로 닿는 면적이 더 많아진다.

- 서용칠 님, '굽어짐에 대하여' -


사색의향기님(culppy@culppy.org)께서 보내주신 글입니다.

Work, Bulgarian proverbs



Бързата работа - срам за майстора.

- Bulgarian proverbs

Hasty work - shame for the craftsman.

- Bulgarian proverbs

English equivalent: Haste makes waste.
Грим, Братя. Приказки. TRUD Publishers. p. 321. ISBN 9545285990.

빠른 일처리는 장인(匠人)에게 부끄러운 일이다.

- 불가리아 속담

째깍 째깍

째깍 째깍

시간이란 놈은 거침이 없어
어디서 그리도 힘이 솟는지 멈추는 법이 없지
봄, 여름, 가을, 겨울을 보내도 외롭지도 않나봐
해와 달을 보내고 또 보내도 후회도 없나봐
누구든 똑같은 기회를 주지만 되돌리지 않고
내가 어디쯤 와 있는지 알려주지도 않아
지나고 나서야 부끄럼과 실수를 알게 해주지

- 박병철의《자연스럽게》중에서 -

째깍 째깍. 시간은 공평합니다. 누구에게나 어김없이 일정하게 흐릅니다. 놀아도 흐르고 일해도 흐릅니다. 울어도 흐르고 웃어도 흐릅니다. 돌아갈 수도, 다시 잡을 수도 없습니다. 인생에서 가장 현명한 것이 시간 관리입니다.


받은 글입니다.

Hope, Henry Wadsworth Longfellow


Henry Wadsworth
Longfellow,
photographed by
Julia Margaret
Cameron in 1868

Wikimedia
Commons

/ PD

Hope has as many lives as a cat or a king.

- Henry Wadsworth Longfellow (1807-1882)

희망은 고양이나 왕보다 긴 생명을 갖는다.

- 롱펠로 (Henry Wadsworth Longfellow), 미국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