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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꾸는 힘! 격물치지(格物致知)

세상을 바꾸는 힘! 격물치지(格物致知)
박재희

한창 인기리에 방영했던 선덕여왕 연속극에 자주 나오는 말 중에 格物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격물은 동양 사람들이 자주 사용하였던 과학이란 뜻의 용어였습니다. 격물은 사물에 다가가 그 사물이 가지고 있는 이치를 깨달으려고 노력한다는 뜻으로 원래는 대학에 나오는 격물치지의 줄임말입니다. 격물치지(格物致知), 무엇이든 한 가지에 깊이 몰두하고 연구하여 사물의 이치를 깨닫고자 노력하는 방법론을 의미합니다.

격물치지는 원래 성리학의 공부 방법입니다. 이 방법론을 이해하려면 격물과 치지를 나누어 검토해야 합니다.
격물(格物)의 격(格)은 다가간다(至:approach)는 뜻입니다. 물(物)은 존재하는 모든 것이죠. 그러니까 격물(格物)은 ‘내가 알려고 하는 대상으로 다가가라!’라는 뜻입니다. 요즘 말로 말하면 알고 싶으면 우선 알고 싶은 대상으로 다가가란 뜻입니다. 예를 들어 반도체의 원리를 알고 싶으면 반도체로 다가가야 하고, 고객의 마음을 알고 싶으면 고객의 마음으로 다가가라는 뜻이지요.
치지(致知)의 치(致)는 극(極)의 뜻입니다. 극한 깊이로 파고들란 뜻이지요. 지(知)는 내 지식입니다. 즉 치지(致知)는 내가 가지고 있는 모든 지식을 가지고 극한 깊이로 파고들라는 뜻입니다. 이것은 나의 전 지식을 총동원하여 몰입하는 경지를 말합니다.

격물치지(格物致知). 간단히 말하면 ‘어떤 사물의 원리를 알고 싶다면 그 사물로 다가가서 내가 가지고 있는 모든 지식과 지혜를 총동원하여 몰입하라! 그러면 나는 그 원리를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뜻입니다.
이 방법론의 전제는 세상의 모든 사물은 이치 즉 리(理)가 있고, 인간에게는 그 이치(理)를 깨달을 수 있는 능력인 성(性)이 있다는 데서 출발합니다. 일명 우리가 주자학을 성리학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바로 여기 있습니다. 인간이 가지고 있는 성(性)과 우주가 가지고 있는 리(理)는 본질에서 같고, 따라서 모든 인간은 원하는 우주의 사물에 다가가서 자신의 모든 능력을 발휘한다면 우주의 이치와 접속될 수 있다고 보는 것입니다.
이것이 인간과 하늘의 접속. 일명 천인합일(天人合一)이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춘추전국 시대 공자가 인간의 원리를 파악하는 것에 관심을 둔 유교가 1세대 유교라면, 주자에 의해서 완성된 성리학은 우주의 원리를 파악하는 데 관심을 둔 2세대 유교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주자학을 신유학(新儒學 : Neo-Confucianism)이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주자학, 우리가 알고 있듯이 초기에는 그렇게 보수적인 학문은 아니었습니다.
주자 사후 동아시아에서 800여 년 동안 주류로서 대접받기 전만 해도 주자학은 이단이었습니다. 불교의 내세관에 대항하여 인간의 이성을 강조하였고 지적 확장을 위해 부단히 인간은 노력해야 한다는 성리학의 핵심 수양이론이 격물치지였던 것입니다. 주자는 이 격물치지를 통해서 인간세계의 평화를 꿈꾸었습니다.

우주의 이치를 깨달으면 당신의 의도가 성실해질 것이다(誠意). 의도가 성실해 지면 마음이 바르게 될 것이다(正心). 마음이 바르게 되면 몸의 수양이 완성될 것이며(修身) 그 후로 가정(齊家)과 사회(治國) 온 세상이 평화롭게 될 것이다(平天下). 格物-致知-誠意-正心-修身-齊家-治國-平天下. 일명 8조목의 8단계 평화론입니다.

기업을 경영하고 기술을 개발하는 분들이 자신의 열정과 지혜를 몰입하여 사물의 이치를 알아내고 그것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은 오늘날 주자학이 갖는 새로운 해석이자 의미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다가가라! 내 열정을 쏟아 부어라! 세상이 아름다워질 것이다. 대학에서 말하는 끝장 정신, 격물치지의 숨겨진 뜻입니다.


'넷향기(postmaster@nethyangki.net)'님께서 보내주신 글입니다.

성공적인 협상비법, 역린지화!(逆鱗之禍)

성공적인 협상비법, 역린지화!(逆鱗之禍)
박재희

세상 사람들은 제각기 나름대로 약점을 가지고 산다고 합니다. 누구나 건들면 부끄럽고 화가 나는 그런 개인만이 가진 약점 말입니다. 상대방이 수치스럽게 생각하는 그런 약점을 누군가 와서 함부로 건드리면 결국은 큰 화를 입게 될 것이라는 고사성어가 바로 이 ’역린지화(逆鱗之禍)’입니다. 역린지화! 한비자라고 하는 춘추전국시대 고전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역린의 그 역(逆)은 ’거꾸로’란 뜻입니다. 그리고 린(鱗)은 ’비늘’이란 뜻이죠. 그러니까 ’용’이라고 하는 동물이 있는데 그 동물의 목덜미 아래에 방향이 거꾸로 난 비늘을 바로 역린(逆鱗)이라고 합니다.

’한비자’라는 원문에는 이렇게 쓰여 있습니다. 용이라고 하는 동물은 누군가 와서 잘 길들이면 정말 온순해져서 누구도 그 등에 탈 수 있지만, 그러나 그 목덜미 아래에 있는 한자 길이 정도 되는 길이의 거꾸로 난 비늘, 역린이 있는데 그 역린을 잘못 건드리면 반드시 그 사람을 죽여 버린다는 것입니다.

용이라고 하는 동물은 부리는 사람의 능력에 따라서 얼마든지 온순하게 길들일 수도 있지만, 그 용의 목에 난 ’역린’만큼은 건드리면 반드시 죽임을 당할 수 있다는 경고입니다.

이 말이 나오게 된 배경은 이렇습니다. 한비자라는 고전을 쓴 한비라는 지식인은요, 당시 그 제우들을 찾아다니면서 자신이 가진 정책을 그 당시 군주들에게 설득하는 유세객(有勢客)이었습니다. 유세(有勢)는 요즘 정치가가 국민들에게 자신을 뽑아달라고 연설을 통해서 설득하는 것을 말하지만, 춘추전국시대 ’유세’는 지식인들이 이리저리 돌아다니면서 결국 윗사람을 설득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유세객들이 자신을 뽑아줄 군주를 설득시킨다는 일은 정말 어려운 일 아니었겠습니까? 때로는 군주의 심기를 잘못 건드려서 원하는 벼슬자리를 얻기는커녕 목숨까지도 잃어버리는 그런 경우도 생겼지요. 그래서 군주에게 최대한 설득을 통해서 감동을 줘야 했고, 말 한마디에도 신중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한비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유세하기는 정말 어렵다는 뜻의 이 세난편(說難篇)에서 용에게는 건드려서는 안 될 비늘이 있듯이, 설득하려고 하는 군주에게도 건드려서는 안 될 역린이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유세하는 사람이 군주의 그 거꾸로 난 비늘을 건드리지 않아야 자신의 유세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하면서 유세객이 왕의 약점을 건드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한비나 공자, 맹자 같은 지식인들은 요즘으로 말하면 물건을 파는 세일즈맨이나 기업의 참모라고 할 수 있고, 또 그들이 설득하려고 했던 그 군주는 요즘으로 얘기하면 고객이나 기업의 오너(사장)를 의미합니다.

세일즈맨이 고객에게 역린을 건드리면 그 물건 팔 생각은 버려야 합니다. 사장을 모시는 참모가 사장이 가진 그 아픈 역린을 건드린다면 결국은 회사 그만둘 각오를 해야 할 겁니다.

설득에는 상대방이 무엇을 가장 싫어하고, 무엇을 가장 꺼리는지 알 필요가 있다고 합니다. 상대방의 역린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판단한다는 것, 이것이 설득과 협상의 관건이라는 것이지요.

세상 사람들에게는 모두 역린이 있습니다. 역린은 요즘으로 말하면 모든 개인이 가진 콤플렉스가 아닐까 싶습니다. 어떤 사람은요, 학벌이 역린 일 수도 있고, 어떤 사람은 자신의 외모가 역린 일 수도 있습니다.

자식 얘기만 나오면 고개를 숙이는 사람에게 다가가서 자기 자식 자랑한다는 것은 결국 상대방의 역린을 건드리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정말 아무리 친한 사이도 최후의 순간까지 건드려서는 안 될 역린이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감정이 폭발하여 이성이 도저히 제어가 안 되는 상황에서도 내 옆에 있는 아내와 남편, 친구, 사장, 직원들에게 정말 해서는 안 될, 마지막까지 건드려서는 안 될 그런 역린이 있는 것입니다. 그 역린의 금을 넘어가면 그 관계는 다시 회복하기가 쉽지 않을 것입니다.

한비자가 얘기하는 "역린지화(逆鱗之禍)!"

"용의 목덜미에 거꾸로 난 비늘을 잘못 건드리다가는 큰 화를 당할 것이다."

현대인이 인생을 살면서 상대방과 대화하고 협상을 하면서 놓치지 말아야 할 이 시대의 원칙입니다.



성공의 비결 지피지기(知彼知己)

성공의 비결 지피지기(知彼知己)

박재희

손자병법’ 하면 떠오르는 가장 유명한 말은 아마 지피지기(知彼知己)일 겁니다.

손자병법에서 말하는 지피지기는요, 단순히 상대방을 이길 수 있다는 신념이나 주관적인 감(感)이 아닙니다. 아주 객관적이고 냉철한 비교 분석을 통해서 승부를 예측한다는 것입니다. 상대방(彼)과 나(己)의 강점과 약점(强弱), 이익과 손해(利害), 장점과 단점(長短)을 분석해서 그 데이터를 기초로 하여 조직의 행동을 결정할 때 승리할 수 있다는 논리입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지피지기의 손자병법 원문은 이렇습니다.

“지피지기(知彼知己)면 백전불태(百戰不殆)니라. 상대방을 알고 나를 알고 싸운다면 백 번 싸워 백 번 모두 상처를 입지 않는다. 부지피이지기(不知彼而知己)면 일승일부(一勝一負)라. 상대방에 대해선 전혀 모르고 나만 안다면 승률은 50%다. 부지피부지기(不知彼不知己)면, 매전필태(每戰必殆)라. 상대방도 모르고 나에 대해서도 모르면 어떠한 전투에서도 반드시 상처를 입을 수밖에 없다."

상대방과 나에 대한 무지(無知)는 엄청난 비극을 초래한다는 사실 모두 잘 알고 계실 겁니다. 특히 개인의 무지는 용서받을 수 있어도 조직의 무지는 반드시 대가를 치른다는 사실 동감하실 겁니다.

손자병법에서는 지피지기의 분석은 상대방과 나와의 비교를 통해 결정된다면서, 상대방과 나를 일곱 가지 항목을 가지고 분석하라고 충고합니다. 일명 ’지피지기의 일곱 가지 계산법(7계법)이라고 합니다.

첫째 상대방과 나를 비교할 때 먼저 ’리더십을 비교하라’는 겁니다. 주숙유도(主孰有道)라. 상대방과 아군의 리더인 군주 중에 누가 더 리더십을 가지고 있는가를 비교하라는 뜻입니다. 여기서 도(道)는 지도자의 리더십을 가리키는 것입니다.

이전(李筌)이란 손자병법의 주석가는 이렇게 주석을 달고 있습니다.

“리더십이 있는 군주 밑에는 반드시 지혜와 재능을 겸비한 장군이 모여든다."

주역(周易) 태괘(兌卦)에서도 “군주가 리더십이 있으면 그 밑에 있는 백성들은 고통을 잊어버리고 죽기를 각오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오너와 직원이 한마음 한뜻이 되어 있는 그런 조직은 절대 망하지 않을 것입니다.

둘째 상대방과 내 조직의 전문경영자인 장군의 능력을 비교해 보아야 한다는 겁니다. 장숙유능(將孰有能)이라. 군주에 의해서 임명된 장군은 위기상황에서의 판단력(智)과 부하들의 신뢰(信), 나눌 줄 아는 따뜻한 인간미(仁), 앞장서는 용기(勇), 공평하게 법을 집행하는 엄격함(嚴)을 가지고 조직을 생존시키는 임무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그 어느 요소보다도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셋째는 외부적인 기상조건과 내부적인 지형조건을 비교하라는 것입니다. 천지숙득(天地孰得)이라. 기상조건과 지형조건의 이점을 누가 더 가지고 있는가를 비교하라는 겁니다. 여기서 천(天)은 오늘날로 말하면 다가오는 외부 환경이고, 지(地)는 그 조직이 갖고 있는 내부 환경입니다. 어떠한 외부적 상황이 나에게 유리한가, 불리한가? 내부적 강점은 무엇이고 약점은 무엇인가를 정확히 비교·분석해서 나에게 불리한 상황을 유리한 상황으로 만들라는 것입니다.

넷째는 법령과 조직 시스템을 비교하라는 것입니다. 법령숙행(法令孰行)이라.

어떤 조직이 법과 시스템을 엄격하게 운영하고 있는가를 비교하라는 겁니다. 법의 공정한 적용은 손자가 살던 춘추전국시대 중요한 화두였습니다. 귀족으로 대표되는 기득권세력의 법에 대한 저항은 종종 개혁을 실패로 이끌었습니다.

자신들이 누려온 특권과 이익을 놓지 않으려는 그런 조직은 결국은 조직의 승률을 만들어 내지 못합니다. 총애를 받는 사람이라도, 내 라인에 선 사람이라도 과감하게 벨 수 있는 공평한 조직 시스템이 결국은 승리를 이끌 수 있다는 것입니다.

다섯째는 상대방과 나의 무기의 위력과 병력의 숫자를 비교하라는 것입니다. 병중숙강(兵衆孰强)이라.

본격적인 철기 문화로 접어들던 당시는 무기의 성능이 전력의 중요한 부분이었습니다. 현대로 말하면 ’기술력과 인재를 비교하라’는 것입니다.

여섯째는 병사들이 평소 얼마나 훈련되었는지 훈련 정도를 비교하라는 것입니다. 사졸숙련(士卒孰鍊)이라.

평소 장교(士)와 병사(卒)들의 훈련은 전장에서 힘을 발휘합니다. 평소에 교육훈련을 철저히 한 조직은 결정적인 순간에 밀리지 않습니다.

일곱째는 상벌(賞罰) 체계의 공평한 운영을 비교하라는 것입니다. 상벌숙명(賞罰孰明)이라.

상벌의 시행은 어떤 조직이 더욱 명확하게 이루어지고 있는가를 비교하라는 겁니다. 상이 어떤 원칙을 잃고 과도하게 남발되면 은혜가 적어진다고 합니다. 또한, 벌이 정도를 잃고 과도하게 사용되면 아무도 무서워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상벌의 적절한 시행과 공정한 적용은 조직의 사기를 높이고 에너지를 충만하게 합니다.

지피지기 일곱 가지 비교법, 어떻습니까? 여러분 조직에 한번 적용해 보시지 않겠습니까? 지피지기 분석의 궁극적 목표는 상대방과 나와의 분석된 데이터를 중심으로 나의 단점을 어떻게 강점으로 전환시키느냐에 의미가 있습니다.

오늘날에도 기업의 총수나 조직의 리더가 주관적인 감과 종교적 신념으로 조직을 끌고 나가는 경우를 종종 볼 때 손자의 이런 지피지기의 7개법, 객관적 사유는 우리에게 여전히 신선하게 다가옵니다.

우리가 인생을 살면서 감(感)과 신념이 어떤 때는 놀라운 능력을 발휘하기도 합니다. 문제는 지속적이고 평균적인 힘을 내지 못하고 지극히 불안한 상태에 빠진다는 것입니다.

백 번 싸워서 백번 다 이기는 것, 그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한 번의 실수가 그 모든 승리를 뒤엎을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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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사를 설득하는 8가지 원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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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사를 설득하는 8가지 원칙
박재희

한비자라고 하는 동양 고전에는 아랫사람인 신하가 윗사람을 설득할 때 주의해야 할 것이 몇 가지 원칙이 있다고 합니다. 한비자에 보면 ‘유세하기란 정말 어렵다.’라는 뜻의 유세할 ’세’ 자에 어려울 ’난’, 세난(說難) 편에 나오는 윗사람, 즉 군주를 설득시키는 요령을 간추려 보면 이렇습니다.

첫째 내가 설득하려고 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읽어야 합니다.
알’지’ 자에 마음’심’ 자, 지심(知心)입니다. 윗사람을 설득하는 것은 말을 잘하거나 논리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겁니다. 내가 설득하려는 사람의 마음을 읽어내고 그 마음에 맞게 설득해야 한다는 것인데요, 그러기 위해서는 그 사람이 결국 무엇을 원하는가를 정확히 읽어내야 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내가 설득하려는 그 사람이 명예와 명분을 원하는데 그 앞에서 이익과 실리를 강조한다면 천박하다고 욕먹을 것이고, 반대로 실리를 찾으려 하는데 명분만 강조한다면 세상 물정 어둡다고 욕할 것입니다. 결국, 설득의 가장 중요한 원칙은 상대방의 마음을 정확히 읽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둘째 상대의 비밀누설은 반드시 금물입니다.
일은 비밀이 유지되어야 성공하는데, 말이 잘못 누설되어 결국 일이 실패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특히 상대방의 비밀을 잘못 건드려 그로 인해 화를 당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때로는 알아도 모른척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안다고 다 말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지요.

예를 들면 술 먹은 다음 날 직장 상사가 전날 행했던 주사를 재미있다고 남 앞에서 공개적으로 말한다거나, 또 당사자가 가장 가슴 아프게 생각하는 약점을 거리낌 없이 떠들고 다닌다면 결국 그 사람은 화를 입게 될 것입니다.

셋째 ’신임을 얻고 난 후에 말하라’는 것입니다.
내가 설득하려고 하는 사람이 아직 충분한 신임도 얻지 못했는데, 직언(直言)과 직설(直說)로 그를 설득한다면 결국 그 사람의 신상이 위태롭게 된다고 합니다. 조직에 들어온 지 얼마 되지도 않는 그런 사람이 마치 회사를 혼자 살릴 것이라는 자만으로 상사를 직설적으로 설득하려 하면 결국 그 의견이 제대로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이란 이야깁니다.

넷째 상대방이 가지고 있는 의도를 공개화시키지 말라고 합니다.
상대방이 계획하고 있는 것을 미리 알아차려 공개적으로 유세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자신이 상대방의 의도를 안다고 미리 그것을 이야기하면 자신의 의도를 들킨 상대방은 결국 그를 가만두지 않을 것입니다.

다섯째 상대방의 주변 사람들에 대해서는 웬만하면 논의를 삼가라고 합니다.
내가 설득하려는 사람의 주변에 있는 신하나, 총애하는 사람 등에 대하여 내가 이러쿵저러쿵 얘기한다면 혹시라도 이간질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기 때문이죠. 되도록 그 측근의 행적이나 그에 대한 평가는 조심스럽게 하라는 이야기입니다. 칭찬하면 아부한다고 할 것이고, 비난하면 우리 사이를 떨어뜨리려 한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것입니다.

여섯째 적절한 언어를 구사되어야 합니다.
말을 간단히 하면 재주가 없다고 물리칠 것이고, 또 너무 장황하면 설명을 하다 보면 말이 너무 길고 수식한다고 할 것입니다. 대강만 이야기하면 겁이 많아 할 말을 다하지 못한다고 할 것이고, 논리적으로 말할라치면 너무도 소심하다고 할 것입니다. 또 생각나는 바를 빠짐없이 다 말해 버리면 거만하다고 할 것이니, 상황과 분위기에 맞는 적당한 언어와 논리를 구사해야 한다는 겁니다.

일곱째 상대방이 뭘 좋아하는지 뭘 싫어하는지를 정확히 살펴야 합니다.
유세의 가장 중요한 점은 상대방이 좋아하는 것을 미화시키고, 상대방이 나쁘다고 생각하는 것을 덮어버릴 줄 아는 것이라는 겁니다. 상대방이 가장 자랑스럽다고 생각하는 것에 대하여는 자주 이야기를 꺼내도 좋지만, 상대방이 가장 부끄럽게 여기는 일에 대해서는 절대로 발설하지 말아야 한다고 합니다.

여덟째 군주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라고 합니다.
상대방의 신임을 얻기 위해서는 수치스러운 일이라도 마다하지 말고 하라는 이야기입니다. 이윤(伊尹)이라고 하는 아주 유명한 동양의 신하는 자기가 모시고 있는 탕(湯) 임금에게 등용되기 위해서 그의 요리사가 되어 요리를 준비하고, 그 요리를 탕 임금 마음에 들게 한 후에, 결국 탕 임금과 가까워졌을 때 자리를 얻어서 자신의 능력과 경륜을 펼칠 기회를 가졌다고 합니다.

한비자는 모름지기 위대한 성인도 이렇게 자신을 낮추며 상대방과 만나기 위해서 때를 기다렸는데, 아무리 재능 있는 인재라도 이런 일들을 수치스러워한다면 그 사람은 능력에 맞는 자리를 얻을 수 없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신하가 군주를 설득하는 유세의 원칙에 대하여 간단히 살펴보았습니다.

결국, 신하는 자기 생각과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군주를 설득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게 군주의 마음을 움직여야 진정 자신이 가진 이상과 정책을 실현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사람이 사람을 설득한다는 것, 결코 쉬운 일은 아닌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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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은 글입니다.

위기에 강한조직, 강한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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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에 강한조직, 강한리더
박재희

손자병법이라는 동양 고전에 총 13편 중 11번째 편에는 상산(常山)이라고 하는 산에 사는 솔연(率然)이란 뱀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상산에 사는 솔연이란 뱀, 원문은 이렇습니다.

"상산(常山)이라는 지역에 솔연(率然)이란 뱀이 한 마리 산다. 솔연자(率然者)는 상산지사야(常山之蛇也)라. 솔연(率然)은 불사지사야(不死之蛇也)라! 솔연은 영원히 죽지 않는 뱀이다."

누군가 와서 그 뱀의 머리를 때리면 꼬리가 와서 그 머리를 구해주고, 또 누군가 와서 꼬리를 때리면 머리가 와서 달려들어 구해준다. 그리고 그 몸통을 누군가 때리면 머리와 꼬리가 동시에 달려들어 구해준다. 이렇게 해서 솔연이란 뱀은 절대로 죽지 않는 뱀이 되는 것입니다. 정말 굉장한 뱀 아닙니까? 조직이 이렇게 서로 하나가 되어 목숨을 걸고 서로 지켜준다면 정말 어떤 위기에서도 무너지지 않는 막강한 조직이 될 것입니다.

미국 해병대는 부상당한 전우를 그냥 두고 후퇴하지 않는다는 전통이 있다고 합니다. 회사가 망할 것 같으면 혼자만 살려고 도망치는 리더가 이끄는 조직이나, 동료들 뒤에서 짓밟고 혼자만 살아남겠다고 하는 그런 조직이 어떻게 승리하는 조직이 될 수 있겠습니까?

유능한 리더라면 누구나 자신이 이끄는 그 조직이 솔연처럼 되기를 바랄 겁니다. 문제는 어떻게 이런 솔연 같은 조직을 만들 것인가입니다. 손자병법에는 이런 솔연 같은 조직을 만들기 위한 몇 가지 방법으로 오월동주(吳越同舟)란 이야기를 꺼냅니다.

오월동주(吳越同舟), 여러분이 잘 아는 사자성어인데요, 원문은 이렇습니다.

"오나라와 월나라 사람들은 서로 미워하는 원수지간이다. 그런데 이들이 같은 배를 타고 강을 건너가다 바람을 만나게 되면, 그들은 아무리 원수지만 서로를 위해 목숨을 다 바치는 그런 사람들이 될 것이다."

유명한 오월동주란 고사가 나오는 손자병법의 원문입니다.

지금은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한배를 타고 있다는 다소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하지만, 손자병법에서 이 말을 꺼낼 때는 상산에 사는 솔연 같은 조직이 되는 방법으로, 오나라와 월나라가 같은 배를 타야 한다는 방법론으로 사용한 것이죠.

손자병법의 고민은 결국 어떻게 그 조직의 힘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인가에 있었고, 그 해답 중의 하나가 결국은 그 조직 구성원들 간의 일체감을 갖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일체감은 단순히 정신교육이나 형식적인 구호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어떠한 조직이 같은 배를 타고, 막다른 골목에서 더는 후퇴할 곳이 없을 때 그 무한한 조직의 일체감과 힘이 솟아 나온다고 본 것입니다.

역사 속에서 유능한 사람들은 종종 고의로 조직을 막다른 길로 몰아넣어 승리를 이루기도 하였습니다. 초(楚)나라 항우(項羽)는 솥을 깨뜨리고 타고 온 배를 침몰시킨다는, 깨트릴 ’파破’자에 솥 ’부釜’자, ’파부破釜’ 그리고 침몰시킬 ’침沈’자에 배’주舟’자, ’침주沈舟)’, 즉 파부침주(破釜沈舟)의 전술을 자주 사용하였다고 합니다.

파부침주(破釜沈舟)라고 하는 말은 타고 온 배를 일부러 침몰시키고, 밥해 먹을 솥을 일부러 깨트려서 이번 전쟁에서 지면 더는 물러날 곳도 없고 타고 갈 배도 없고, 밥해 먹을 솥도 없다고 하는 정신적 위기감을 만든다는 것이죠.

위기감과 긴장감이 불어넣어 졌을 때 그 병사들과 조직원들은 목숨을 걸고 싸울 수 있다는 생각이 파부침주의 철학입니다. 위기감이 조성된다면 조직 구성원들은 죽기를 각오하고 승리를 위해서 싸울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대학교수 하던 분이 미국 이민 가면 접시도 닦을 수 용기와 힘이 생기는 것, 결국은 그 외에 다른 어떤 대안도 없이 막다른 골목에 이르렀기 때문입니다. 회사의 임원이 해고되어 시장에서 배추를 나를 수 있는 그 힘도 더는 물러날 곳이 없기 때문입니다.

IMF 경제 위기 때 위기에서 탈출한 기업은 대부분 그 어려운 상황을 긴장감을 가지고 극복한 그런 기업들이었습니다. 불리한 상황을 그저 한탄만 하고 운명적으로 맞이한 소극적인 대응은 결국은 조직이든 개인을 망하게 만들 수밖에 없습니다. 더는 물러날 곳이 없다는 위기감을 조성하여 새로운 회생의 기회로 만들어 나가는 것, 이것이 진정 손자병법에서 말하는 위기관리 능력입니다.

손자는 어떤 조직이 막다른 길에 선 위기감의 효과에 대하여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조직이 막다른 상황이 되면 병사들은 특별히 지시하지 않아도 자신들이 먼저 조심할 것이며(不修而戒), 구하지 않아도 병사들의 마음을 얻게 되고(不求而得), 약속하지 않았는데도 단결하고 서로 친할 것이며(不約而親), 특별히 호령하지 않아도 병사들에게 신뢰를 얻을 것이다(不令而信)."

손자의 이 말은 가장 최상의 조직의 모습 아닙니까?

명령하거나 지시하거나 그리고 그들에게 강요하지 않아도 그들이 먼저 긴장하고, 복종하고, 단결하며, 서로 믿고 따르는 조직, 상산에 사는 솔연이란 불사의 뱀과 같은 조직의 모습입니다.

이런 조직의 모습은 어떤 상황에서도 패배하지 않는 조직이 될 것입니다. 상산에 사는 솔연이란 불사의 뱀처럼, 한배를 타고 바다를 건너는 일체감을 가진 사람들처럼, 서로를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한마음 한뜻으로 우리 앞에 놓인 위기를 극복해 나가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상산에 사는 솔연, 그 불사의 뱀을 이 시대에 만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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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춧돌이 젖어 있으면 우산을 펴라

주춧돌이 젖어 있으면 우산을 펴라
박재희

‘어떤 일이 크게 벌어지기 전에 반드시 그 일을 알려주는 전조(前兆)가 있다’는 생각에 동의하십니까?

큰 병이 나기 전에 반드시 잔병치레를 통해서 예고하듯이, 이 세상의 어떤 일이든 간에 갑자기 터지지 않는다는 것은 아마 예나 지금이나 공통된 생각일 겁니다.

따라서 ‘미리 그 조짐을 파악하고 다가올 위기에 대한 대비책을 세운다면 그만큼 위험이 줄어들 것’이라는 옛사람들의 생각, 조직의 생존을 책임지고 있는 리더나 인생의 험한 길을 걸어가고 있는 분들은 정말 잊지 말아야 할 이야기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礎潤張傘(초윤장산)이란 고사가 있습니다.

주춧돌 초(礎)자에 젖을 윤(潤), ‘초윤’ 즉 주춧돌이 젖어 있으면, 펼 장(張)자에 우산 산(傘), ‘장산’ 즉 우산을 펼쳐라! 뭐 이런 뜻입니다. 주춧돌이 젖어 있다면 결국은 비가 올 징조고, 그렇다면 미리 우산을 준비하라는 뜻입니다. 왜 비가 오기 전에 주춧돌부터 물기가 젖어든다고 하지 않습니까? 혹시라도 밖으로 나가려고 할 때 주춧돌에 습기가 촉촉이 젖어 있다면, 비가 올 것이라는 전조라고 생각하고 미리미리 우산을 준비하여 나간다면 비를 피할 수 있다는 그런 논리입니다.

중요한 것은 ‘초윤’ 즉 주춧돌이 젖었는가에 대한 정확한 판단입니다. 결국은 어떤 조짐에 대한 기본적인 판단인데요, 이 판단이 정확해야 다가오는 큰일과 위기에 정확한 대비책을 세울 수 있다는 것이지요.

먼지가 날리면 방향감각을 잃어버리고, 모기에 물리면 밤새 피부를 긁듯이, 우리가 인생을 살면서 방향감각을 잃고 정확한 상황판단을 못 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다양한 정보를 가지고, 또 자신만의 안목을 가지고 철저히 미래에 대해서 분석하고 종합하여 그 결과를 가지고 준비해 나갈 때 생존과 발전이 기대되는 것입니다. 주춧돌은 젖어있어서 앞으로 비가 오리라 예상이 되는데도 여전히 하늘이 맑을 줄 알고 우산 준비하는 것을 잊어버린다면 결국 그 사람은 비에 젖어 초라한 꼴이 되고 말 것입니다.

때가 아니라고 생각되면 한 발짝 물러날 줄도 알고, 또 앞으로 상황이 자신에게 불리하다고 생각되면 미리미리 대비책을 강구하는 그런 사람, 결국 생존의 능력이 있는 사람 아닙니까? 세상은 언제나 맑은 하늘만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손자병법에서도 상대방의 행동과 언행 속에는 반드시 의도가 있다고 강조하면서 그 조짐을 판단의 몇 가지 유형을 제시합니다.

예를 들면 적이 가까이 있는데도 너무나 조용한 것은 결국은 그 뒤에 무언가를 믿고 있다는 뜻이라는 해석입니다. 일반적으로 적이 바로 앞에 있으면 행동이 급박하기 마련인데, 너무 차분하다면 한 번쯤은 그 상황을 분석해서 의심해 보아야 한다는 뜻입니다. 요즘 식으로 보면 상대방이 명백한 잘못을 저질러 놓고도 너무 침착하다면 뭔가 믿는 구석이 있다는 것이죠. 이럴 때는 그 조짐을 미리 판단해서 상대방을 질책하지 않고 그저 조용히 넘어가는 것도 상수일 수 있습니다.

이와는 반대로 적이 멀리 있으면서 자꾸 싸움을 걸어온다면, 이것은 반드시 아군을 유인하기 위한 속임수라는 판단을 내려야 한다고 손자병법에 말합니다. ’멀리서 싸움을 걸어오는 것은 상대방의 그 진격을 유인하려 함’이라는 뜻입니다. 멀리서 자꾸 잔 펀치를 날리면 내가 흥분해서 돌격하기를 기다리는 그런 의도라고 판단할 수 있다는 것이죠.

나아가 당사자는 가만있고 나와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먼 사람이 자꾸 나에게 시비를 걸어오면, 나를 충동하여 이성을 잃게 하는 것이라고 그 조짐을 판단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여기에 잘못 걸려들면 결국 큰 낭패를 볼 수 있다는 것이 손자병법의 충고입니다.

중요한 것은 어떤 작은 조짐 하나에도 예리하게 그 결과를 예측해 보려는 과학적 추리와 분석의 정신입니다. 우리는 인생을 살면서 사소한 문제라도 그냥 지나칠 수 없습니다. 사소한 문제를 그냥 지나쳤을 때 그것에 따른 엄청난 위기와 생존에 대한 불안감이 다가오기 때문이죠. 주변을 한번 돌아보십시오. 어떠한 조짐이 일어나고 있는데 혹시 그냥 지나치고 계시지는 않습니까?

작게 시작된 조그만 조직의 누수가 결국은 그 조직과 개인을 망하게 하고, 그와 함께하는 사람들을 거리로 내몰 수 있다는 생각을 잊지 마십시오!

礎潤張傘(초윤장산)이라! 주춧돌이 젖어 있다면 미리미리 우산을 준비하라!

여러분! 여러분들은 지금 그 우산을 준비하고 계십니까?


From 넷향기(http://www.nethyangki.net/)


위대한 3인의 이야기

위대한 3인의 이야기
박재희

권세를 빌어 으스대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다반사인 듯싶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교만한 사람이 어떤 사람일 것 같습니까? 돈이 많은 부자거나 지위가 높은 사람은 의외로 교만함이 적다고 합니다. 힘 있고 돈이 많은 그들이기에 거기서 교만하기까지 하면 잃는 것이 너무나 많기 때문이지요. 사실 그들보다 더 교만한 사람들은 그들의 측근이나 주변사람들일 겁니다. 비서나 운전기사 심지어 그 집의 가정부까지도 자신이 모시는 사람의 그 권세를 빌어 으스대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다반사인 듯싶습니다.

춘추시대 말기 제나라라고 하는 나라의 명재상이었던 안영을 모시던 마부 역시 이런 유형의 사람이었습니다. 마차 뒤에 주인인 안영을 모시고 거리를 나갈 때 모든 백성들이 고개를 숙여 예를 표하는 것을 보고 그 마부는 마치 자신에게 그들이 인사하는 것이라고 착각한 겁니다. 그럴수록 그 마부의 어깨는 더욱 올라갈 수밖에 없었고, 그 마부의 교만함은 더욱 거세어져만 갔습니다. 사실 그는 뒤에 앉아 있는 안영보다 키도 크고 얼굴도 훨씬 잘생긴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그 마부의 부인은 문틈을 통해서 의기양양하게 말을 모는 남편의 모습을 보고 슬픔에 빠져 버립니다. 저녁 때 마부가 집으로 돌아오니 그 부인은 남편에게 집을 나가겠다고 선언하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당신이 모시는 그 안자는 몸은 제나라 재상의 높은 신분이며 그의 이름은 이웃 제우들에게 떨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분의 태도를 보면 언제나 스스로를 낮추며 겸손해 하십니다. 그런데 당신은 한낮 마부의 지위에 있으면서 그렇게 교만하게 처신하니 이것이 제가 당신을 떠나려고 하는 이유입니다."

아내의 말에 충격을 받은 그 마부, 스스로를 반성하고 다시는 그런 교만함을 보이지 않겠다고 부인에게 다짐하였습니다. 그날부터 그 마부는 자신의 몸을 낮추고 겸손하게 인생을 살았는데요, 평소와 달라진 마부의 모습을 본 안자는 그 이유를 물었고 마부는 집에서 있었던 일을 사실대로 대답하였습니다. 그래서 안자는 부인의 충고를 받아들여 그의 교만함을 접은 마부를 기특하게 여겨서 대부라는 벼슬을 천거하였죠.

이 이야기는 중국의 역사를 간략하게 역은 사가에 나오는 기사입니다. 저는 이 이야기 속에서 위대한 인물 세 명을 발견하게 됩니다.

첫째는 마부입니다. 현명한 아내의 올바른 충고에 귀를 기울일 줄 알았고,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며 고치는 마부의 용기는 그 어느 사람들의 용기보다도 훌륭합니다. 사람은 모두 잘못을 저지를 수밖에 없습니다. 문제는 그 잘못을 인정하고 고치는 용기에 있죠. 공자도 논어에서 잘못을 인정하고 고치는 일에 두려워하지 말라, 과즉물탄개(過則勿憚改)라고 강조하였듯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고칠 줄 알았던 그 마부는 이제 더 이상 천하고 교만한 마부는 아니었던 것입니다.

두 번째 위대한 인물은 마부의 직장 상사였던 안자입니다. 그는 자신이 데리고 있는 부하의 변화를 인정해 줄줄 알았던 그런 직장상사였죠. 어제까지만 해도 으스대는 그 마부를 바라보며 역시 마부의 위치밖에 못 있을 사람이라고 생각하였을 것이고, 또 용기 있게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고치는 오늘의 마부를 보면서 그에게 대부의 직책을 주어도 손색이 없다고 생각했던, 직장상사 안자의 부하를 바라보는 그 안목 말입니다. 정말 위대한 리더의 모습입니다.

그러나 이 이야기에서 가장 위대한 사람은 아마도 마부의 아내일 것입니다. 현명한 아내가 위대한 남편을 만든다고 하지 않습니까? 남편에게 옳은 길이 무엇인지 몸소 가르쳐 주었던 아내의 용기는 어떤 무엇보다도 아름다운 용기였습니다. 남편의 부정을 알면서 눈 감거나 조장하는 부인들은 그들의 행동이 결국 남편을 저 벼랑 끝으로 내몰 것이라는 것을 잘 알아야 할 겁니다.

비록 춘추말기 그 혼란의 시기를 살아가던 사람들의 세상을 사는 다양한 모습들이지만 결코 우리의 현실과 그리 멀어 보이지 않습니다.


받은 글입니다.



사냥꾼의 도(道)

사냥꾼의 도(道)
박재희

안녕하십니까? 박재희입니다.

‘기업은 반드시 이윤을 창출해야 하며 이윤을 창출하기 위해서 때로는 불의(不義)와 타협할 수도 있다.’ 얼핏 들으면 고개가 끄덕여지는 문장이다. 그러나 원칙과 정도(正道)를 부정하고 이익과 불의(不義)와 타협할 때 그 성과는 오래 지속될 수 없다. 나아가 지금 이룬 성공이 반칙을 통해 얻었다면 누구에게도 진심으로 그 승리를 인정받지는 못할 것이다. 원칙을 어기고 반칙을 통해 이긴 승리, 그것은 한 때의 승리일 뿐 영원한 승리가 되지 못 할 것이란 사실은 역사가 우리에게 늘 가르쳐주고 있는 교훈이다.

난세를 살았던 맹자(孟子)는 자신이 모시는 주군이 아무리 반칙을 강요하더라도 자신의 원칙을 포기하지 않은 인물이었다. 그는 원칙을 포기하고 반칙으로 자신을 섬긴다면 부와 명예를 준다고 한 당시 유력한 지도자의 청을 단호히 거절하며 다음과 같은 우화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보여주었다.

‘조(趙)나라에 유능한 사냥꾼 왕량(王良)이란 사람이 있었다. 이 사람은 누구와 사냥을 나가든 그들 도와 최고의 사냥을 할 수 있게 해 주는 유능한 사냥꾼이었다. 원칙을 지키며 자신의 사냥실력을 발휘하던 왕량은 조나라 모든 귀족들이 그와 함께 사냥 나가는 것을 꿈꾸는 대상 1호였다. 당시 조나라 왕의 총애를 받던 신하 폐해(嬖奚)가 왕에게 간청하여 그를 데리고 사냥을 나갈 수 있도록 허락해 달라고 하였다. 조나라 왕은 총애하는 신하의 청을 들어주며 왕량에게 그를 도와 사냥을 나가도록 명하였다. 그런데 폐해는 종일토록 그와 사냥을 다녀도 단 한 마리의 사냥감도 잡지 못하였다. 폐해는 돌아와 왕에게 보고하기를 “왕량이란 사람은 천하의 수준 낮은 사냥꾼이다.(天下之賤工也)”라고 하였다.

이 이야기를 누군가 왕량에게 전하였고, 왕량은 그 말을 듣고 바로 조나라 왕에게 나아가 폐해와 한 번 더 사냥을 나갈 수 있는 기회를 달라고 하였다. 그런데 이번 사냥에서는 아침나절이 채 지나기도 전에 10마리도 넘는 사냥감을 잡게 하였다. 폐해는 임금에게 다시 나아가 보고하기를 “천하 최고 수준의 사냥전문가라(天下之良工也)!”하며 왕량을 칭찬하였다. 그리고는 자신의 전속 사냥꾼으로 지정해 주기를 간청하였다.

왕이 왕량을 불러 폐해의 전속 사냥꾼이 되어주기를 명하였으나 왕량은 그 자리에서 거절하며 이렇게 대답하였다.

“나는 처음 저 폐해란 신하와 사냥을 나갔을 때 정말 원칙대로 수레를 몰아 사냥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습니다. 그런데 그는 하루종일 한 마리도 잡지 못하더군요. 그런데 그 다음 사냥에서는 온갖 변칙으로 수레를 몰아주었는데 한나절에 10마리의 사냥감을 잡았습니다. 저 사람은 원칙대로 모시면 아무것도 못하는 사람입니다. 오로지 반칙으로 모셔야 능력을 발휘하는 사람입니다. 저는 반칙으로 모셔야 능력을 발휘하는 사람을 내 인생의 주인으로 모시고 싶지 않습니다.”라고 하며 부귀가 보장된 실세의 하수인이 되기를 거부하였다는 이야기다.

'맹자'는 이런 우화를 예로 들면서 이렇게 말한다.

‘일개 사냥꾼도 반칙으로 일관하여 능력을 발휘하는 사람과 함께하기를 꺼려하는데, 나는 나의 원칙을 버리고 반칙을 강요하는 주군을 모실 수 없는 것이다.’

이 맹자의 이야기를 들으면 참으로 융통성이 없는 사람이라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반칙을 일삼는 리더는 영원한 승리자가 될 수 없다는 맹자의 외침 역시 그대로 흘려보낼 소리는 아니다.

원칙 없이 살아온 인생의 역정이 결국 비참한 결과를 끝난다는 것을 여기저기서 보게 됩니다.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은 다양하다. 그러나 기본과 원칙을 지켜나가면 인생이라면 그렇게 암담하지만은 않다.

아무리 세상이 난세고, 모든 사람이 반칙을 통해 성과를 내더라도 결국은 원칙과 기본이 승리할 것이란 믿음을 잃어서는 안 된다. 특히 위 사람을 모시는 사람이라면 원칙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알려주고 인도해야 할 의무가 있음을 명심해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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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향기(postmaster@nethyangki.net)님께서 보내주신 글입니다.